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1시간48분 최장 자화자찬 트럼프 “더 나쁜 무역합의 가능” 압박

입력 | 2026-02-26 04:30:00

[트럼프 2기 첫 국정연설]
국정연설서 관세-反이민 ‘마이웨이’
“재취임 뒤 美 부유해지고 강해져… 지금이 황금시대” 업적 공치사
“새 관세, 더 강력한 해결책 될것… 국경 가장 안전” 이민단속 합리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서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을 하고 있다. 그는 장장 108분에 이르는 역대 최장 국정연설에서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반발하며 “관세는 대체 법적 근거에 따라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이민 정책 또한 계속 추진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서 가진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서 “(미국과) 무역 합의를 맺은 거의 모든 국가가 합의를 유지하길 원한다”며 “그들은 우리가 협상해 놓은 성공의 길을 계속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상호관세를 대체할 관세가 “오히려 이전보다 더 강력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관세의 법적 근거가 오랜 기간 이미 검증된 만큼 의회 승인도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터무니없는 대법원의 판결로 장난치려고(play games with) 한다면 어떤 국가든, 최근에 합의한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관세와 그보다 더한 조치에 직면할 것”이라며 대미(對美) 투자 이행 등 무역 합의를 어기면 보복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관세와 더불어 또 다른 ‘트럼프표 대표 어젠다’로 꼽히는 반(反)이민 정책도 유지할 계획임을 국정연설을 통해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역대 미 대통령의 국정연설 중 최장인 108분간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해 3월 재집권 43일 만에 가진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자신이 세운 99분 기록도 넘어섰다. 또 연설 내내 자신이 재취임한 뒤 미국이 부유해지고, 강해졌다고 강조하며 “지금이 미국의 황금시대”라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은 인식하지 못하는 경기 회복을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 국정연설을 마친 뒤 캣 캐맥 공화당 하원의원과 셀카를 찍고 있다. 미국 하원 사무처 유튜브 캡처

● ‘투톱 어젠다’인 관세와 반이민 정책 지속 의지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나흘 전 미 연방대법원에서 유감스러운 판결이 나왔다. 매우 안타까운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소식은 이미 합의를 맺은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들이 그 합의를 유지하길 원한다는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합의를 체결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그들에게 훨씬 더 나쁠 수 있다는 점을 (그들이)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이 다양한 상호관세 대체 수단을 가진 걸 상대가 두려워하는 만큼, 섣불리 합의를 어기지 못할 거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관세는 완전히 승인되고 오랫동안 검증된 대체 법적 근거에 따라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그 법적 근거는 오랜 기간 시험을 거쳤다”고 했다.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결했지만, 무역확장법 232조나 무역법 301조 등을 통해 관세 부과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미국에서 관세가 지금의 소득세 수입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거라며 “내가 사랑하는 국민들의 재정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안전한 국경을 갖게 됐다”며 불법 이민자 단속의 정당성도 강조했다. 또 불법 이민자에게 살해당한 이들의 가족도 연설에 초대했다. 최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과정에서 시민권자 2명이 사살되며 반발 여론이 커졌지만, 사실상 정면 돌파를 선언한 것.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체류자와 투표 자격이 없는 사람이 신성한 미국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른바 ‘SAVE(Safeguard American Voter Eligibility·투표자격보호)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 법안에는 미국 각 주에서 유권자가 투표 등록 시 시민권 증명을 제시하고 투표 때도 신분증을 제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 “이란서 ‘핵무기 보유 않겠다’ 못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핵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무력 충돌 가능성도 제기되는 이란에 대해 “그들은 합의 타결을 원하지만 우린 아직 ‘우리는 절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비밀 단어(secret words)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북한, 중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위전략(NDS)에서 밝힌 것처럼 서반구에서의 영향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