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룰라 “우리 희토류에 한국기업 투자하길”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23일 청와대에서 국빈 방한한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을 영접하고 있다. 2026.2.23/뉴스1
이재명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23일 진행됐다. 룰라 대통령은 국빈 자격으로 전날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룰라 대통령의 국빈 방한은 노무현 정부 때인 2005년 5월 이후 21년 만이다. 이 대통령은 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 내외는 이날 청와대 대정원에서 룰라 대통령을 맞이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청와대로 복귀한 후 국빈으로 맞이하는 첫 해외 정상이다. 이 대통령은 차량에서 내린 룰라 대통령과 포옹한 뒤 악수를 나눴다. 한복을 차려입은 김혜경 여사도 룰라 대통령과 악수했다. 두 정상은 대정원 사열대로 이동해 의장대를 사열했다. 브라질 국가와 애국가가 차례로 울려퍼졌고 룰라 대통령은 기수단 앞에서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이 대통령은 사열이 끝난 뒤 의장대장의 보고에 거수경례로 화답했다. 이후 두 정상은 청와대 본관으로 들어섰고, 룰라 대통령이 방명록에 서명하자 이 대통령은 “예술이다”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한-브라질 확대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통령은 이어진 한-브라질 정상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한-브라질 전략적 동반자 관계 이행을 위한 4개년 행동 계획을 지금 채택하게 됐음을 진심으로 환영한다“고 했다. 이어 “양국은 각자가 지닌 잠재력과 상호 보완성을 활용해 경제 협력의 지평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식량 안보, 과학 기술, 보건 의료, 핵심 광물, 에너지 전환, 환경, 우주, 문화에 이르기까지 우리 양국은 광범위한 분야로 양자 협력을 제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중남미 정상이자 21년 만에 이루어진 브라질 정상의 국빈 방한이라는 점에서 이번 방문의 의미가 참으로 남다르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작년 G7 정상회의, G20 정상회의 때 대통령님을 만나 뵙고 양국 협력의 미래, 국제사회에 대한 공동의 책임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지속적인 교류와 상호 방문을 통해 양국 관계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가기로 했던 우리의 약속이 이번 만남을 계기로 더욱 굳건하게 지켜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브라질은) 남미 지역 내 한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이자 1위 투자 대상국으로, 현재 브라질에는 120여 개의 우리 기업들이 진출해 있고 5만여 명의 동포가 중남미 최대의 교민 사회를 구성하고 있다”며 “양국이 깊은 우정을 쌓아오는 과정에서 특별히 룰라 대통령님의 역할이 막중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브라질 확대 정상회담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요청한 책자에 사인 후 전달하고 있다. 뉴스1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께서는 2004년 재임 시절 한국 브라질 간의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 수립을 이끌었던 장본인”이라며 “당시의 성과를 토대로 우리 양국은 지난 22년 무역, 투자, 과학 기술, 우주, 방산,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다”고 했다. 이어 “대통령님의 방한과 추후 이뤄질 저의 답방을 통해 오늘 이뤄낸 교류 협력의 성과가 양국 국민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소년공 출신인 이 대통령은 “대통령님의 개인 인생사도, 저의 개인 인생사도 참으로 닮은 게 많다”고 했다. 룰라 대통령도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선반공 생활을 하다 정계에 진출한 인물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한-브라질 확대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룰라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브라질 희토류에 투자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그는 “브라질은 세계 최대의 담수, 희토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핵심 광물에 대해 한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하기 원한다”고 했다. 룰라 대통령은 이어 양국이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데 대해 “너무나 기쁜 마음”이라며 “2026-2029 실행 계획은 우리 미래 협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룰라 대통령은 “양국의 교역이 100억 달러에 달했다”며 “브라질 기업과 한국 기업을 위해 원가를 줄이고 기업을 확장시킬 수 있도록 하겠다”며 “중요한 핵심 광물, 반도체, 녹색 수소, 제약, 항공 우주와 같은 전략적 부문의 생산 통합을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에너지 전환과 탈탄소화에 대해 많이 이야기를 나눠야 할 것”이라며 “현대와 같은 한국 기업들이 브라질의 탈탄소화 베네핏에 이미 좋은 결과를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의 영구적인 열대우림 기금 강화를 위해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도 했다. 또 “우리는 한국 우주국과의 합의를 확대해야 한다”며 “우리는 한국 회사와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과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23일 청와대에서 한-브라질 확대 정상회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룰라 대통령은 방산 산업, 반도체 산업, 문화, 교육 분야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교류가 많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한국은 현재 문화 산업의 선두 주자”라며 “‘기생충’과 ‘비밀요원’ 같은 영화들만 보면 아주 큰 협력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정봉오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