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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비자발적 자사주 소각, 별도 명문 규정 필요”

입력 | 2026-02-20 00:30:00

與 추진 ‘3차 상법 개정안’ 두고
“별도 자본금 감소 절차 거치는지… 이사회 결의로 충분한지 따져야”
“신중해야” “소각 예외 규정 있다”… 공청회서도 핵심 쟁점 갑론을박




여당이 이달 내 국회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추진하는 기업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3차 상법 개정안)에 대해 국회 내에서도 ‘비자발적 자사주’ 처리에 대한 별도 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비자발적 자사주 일괄 소각으로 인한 기업 혼란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 규정이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간 기업들은 일반적인 자사주와 달리 기업 인수합병(M&A) 등으로 발생한 비자발적 자사주를 일괄 소각하면 유동성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소각 의무에서 제외해 줄 것을 호소해 왔다. 비자발적 자사주 소각 시 자본금이 줄어들게 돼 채권자들이 문제를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자본금 줄어드는 자사주 “별도 규정 필요”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제1소위원회에 제출된 상법 개정 관련 법안심사자료에 따르면 법사위 소속 전문위원들은 비자발적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자본금 감소 절차를 별도로 거쳐야 하는지, 이사회 결의로 충분한지에 대해 명문의 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면서 “소각 시 자본금 감소 절차에 따라 주주총회 특별결의 및 채권자 보호 절차(변제 등)가 필요한 것으로 보는 학설 및 실무례가 있다”고 덧붙였다. 비자발적 자사주 소각이 감자에 따른 채권자 보호 절차, 변제 요구로 이어질 수 있으니 구체적인 규정이 필요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문위원은 법사위 소속 의원들의 입법을 지원하는 입법 전문 공무원이다. 법무부와 법원행정처 역시 비자발적 자사주 소각과 관련해 별도 명문 규정이 필요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검토 의견을 냈다.

일반적인 자사주는 이사회 결의만으로 소각할 수 있지만 M&A나 지주사 전환으로 불가피하게 생긴 비자발적 자사주는 처리 방법이 복잡하다. 소각 시 자본금이 감소해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는 주주총회 특별결의와 채권자들의 이의를 받는 채권자 보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채권자들은 일종의 ‘보증금’인 자본금을 보고 돈을 빌려줬는데, 비자발적 자사주 소각으로 인해 자본금이 줄었으니 빚을 갚거나 이자를 더 올려달라고 요구할 수 있다. 기업들이 유동성 압박을 우려하는 이유다.

특히 지주사로 전환한 SK, 롯데 등은 비자발적 자사주 보유 규모가 작지 않은 상태다. 그로 인해 채권자 보호 절차 대상이 되는 SK와 롯데의 차입금은 최근 사업보고서 기준 각각 10조6892억 원과 3조5758억 원이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국내 상장사 중 비자발적 자사주를 가진 933개 기업을 전수 조사한 결과 913개 기업의 차입금이 252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신중해야” vs “예외 규정 있다”

13일 법사위가 연 상법 개정안 공청회에서도 비자발적 자사주 일괄 소각 문제는 ‘핵심 쟁점’이 됐다.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비자발적 자사주 의무 소각은 자본금이 감소해 기업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고 이자비용을 키울 수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우찬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3차 상법 개정의 목적은 주주권리 보호이지 자사주 취득 경로와 무관하다”며 “자본금 감소나 채무 부담 확대가 우려되면 주주 동의를 받고 소각하지 않으면 된다”고 강조했다.

법사위에 오른 상법 개정안에 따르면 임직원 보상과 신기술 도입 등 경영상 필요한 경우에는 주주총회 동의를 거쳐 소각을 유예할 수 있다. 다만 재계에선 주주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매년 과반 동의를 받는다고 보장할 수 없어 기업들의 우려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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