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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張 연휴 내내 부동산 설전…“저는 1주택” vs “50억 로또”

입력 | 2026-02-18 18:14:00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9월 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여야 지도부 오찬 회동에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설 연휴 내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부동산 설전’을 벌였다. 이 대통령이 연일 X(옛 트위터)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것과 관련해 장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이를 비판하고, 이 대통령이 X를 통해 직접 맞받으면서다. 두 사람 간 장외 설전에 더불어민주당은 장 대표의 ‘부동산 6채’ 다주택을 물고 늘어졌고,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보유한 경기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의 ‘50억 원 시세 차익설’로 맞불을 놓으며 여야 공방전으로 확전된 모양새다. 정치권에선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대결보단 유리한 내용만 골라서 상대를 공격하는 지엽적 공방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 李 “사회악은 정치인” 張 “선거브로커”

설전은 설 연휴 하루 전인 13일 오전 장 대표가 이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면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같은날 오전 0시 2분 X에 “양도소득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줬는데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에게 대출 만기가 됐는데도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할까”라는 글을 올리자 장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이 대통령이 한밤 중에 다주택자들을 향해 사자후를 날렸다”며 “국민에 대한 부동산 겁박을 이제 그만 멈추라”고 한 것.

그러자 이 대통령은 14일 장 대표의 메시지가 담긴 기사를 공유하며 “부동산 투자·투기에 주어진 부당한 특혜를 회수하고, 상응하는 부담을 하게 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족으로, 저는 1주택”이라고 했다. 부동산 6채 보유로 논란이 일었던 장 대표를 겨냥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16일 오전 1시 40분경 장 대표를 언급하며 “국민의힘은 다주택자를 규제하면 안 되고, 이들을 보호하며 기존의 금융 세제 등 특혜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했다.

장동혁 대표 X 캡쳐

장 대표는 같은 날 오전 노모가 살고 있는 충남 보령시 단독주택 사진을 올리고선 “대통령이 X에 올린 글 때문에 노모의 걱정이 크다. 대통령 때문에 새해 벽두부터 ‘불효자는 웁니다’”고 응수했다. 이어 17일엔 이 대통령의 아파트를 거론하며 “정작 대통령님은 퇴임 후 50억 원 시세 차익이 예상되는 분당 재건축 로또를 갖고 계시지 않느냐”고 공세를 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18일 “사회악은 다주택자들이 아니라, 다주택이 돈이 되게 만든 정치인들”이라며 “사실을 왜곡하고, 논점을 흐리며, 비합리적인 주장을 하는 것, 특히 상대의 주장을 왜곡조작해 공격하는 것은 비신사적일뿐 아니라 민주주의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장 대표는 다시 노모가 “서울에 50억 원짜리 아파트 구경가기루 혔응께 그리 알어”라고 했단 말을 전하면서 결국 두 사람간 부동산 공방은 설 연휴 마지막 날까지 이어졌다. 이 같은 설전에는 12일 장 대표의 청와대 오찬 ‘노쇼’ 등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반영됐다는 해석도 나왔다.

● 민주당-국민의힘도 가세

민주당과 국민의힘도 앞다퉈 지원사격에 나섰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장 대표에게 다시 한번 묻겠다. 6채 다주택은 대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했고, 박지원 의원은 “설날 떡국을 먹으면 나이도 한 살 늘고 철도 더 든다는데, 장 대표는 설날에도 노모 팔이만 한다”고 꼬집었다.

장 대표는 배우자와 함께 서울 구로구 구로동 30평대 아파트, 지역구인 보령시 아파트와 단독주택,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오피스텔, 경남 진주시 아파트 지분(5분의 1), 경기 안양시 아파트 지분(10분의 1)을 재산 신고했다. 보령 단독주택은 노모가 거주하고, 진주, 안양시 아파트는 배우자가 지분을 상속받았다.

반면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대통령 자신은 재건축 호재로 시세차익 50억 원이 예상되는 분당 아파트를 보유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과 같은 평형의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28억~29억7000만 원 선에서 거래됐다. 시세차익 50억 원은 재건축 이후의 차익 예상치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여야 공방에 개혁신당 이동훈 수석대변인은 “공허한 부동산 설전”이라며 “정책 설득은 없고 정치 선동만 요란하다”고 양측을 싸잡아 비판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이승우 기자 suwoon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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