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제작 표시 없이 SNS에 올려 500만원 과태료도 함께 부과
해외 시사 주간지인 미국 ‘타임’지가 자신을 지역 발전을 이끌 인물로 선정했다는 내용의 딥페이크 영상을 AI로 제작해 개인 SNS에 이를 게시·유포한 A 씨. 선관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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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주간지 타임(TIME)이 올해 2026년 발전을 이끌 인물로 A 씨를 선정했습니다. 표지에는 세계를 주목시킬 리더라는 제목과 함께….”
6·3 지방선거 입후보 예정자인 더불어민주당 울산 남을 지역위원장 A 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내용의 영상을 올렸다. 아나운서가 뉴스를 보도하는 듯한 이 영상은 인공지능(AI)으로 이미지를 합성해 실제처럼 보이도록 조작한 딥페이크 영상이었다. 영상에는 AI로 제작한 사실이 표시돼 있지 않았고, 내용 역시 사실이 아니었다. 울산 남구 선거관리위원회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A 씨를 경찰에 9일 고발했다고 밝혔다.
선관위가 딥페이크 영상을 이용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해 경찰 고발에 나선 건 2023년 12월 선거법 개정으로 관련 규정이 신설된 이후 처음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딥페이크 영상이라는 사실을 표시하지 않고 선거 관련 허위사실을 공표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A 씨에게는 고발 조치와는 별도로 AI를 표시하지 않은 것에 대해 500만 원의 과태료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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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중앙선관위는 지선을 대비해 지난해 12월 5일부터 ‘허위사실공표·비방 특별대응팀’을 꾸려 딥페이크를 통한 허위사실 유포 등에 대해 집중 모니터링을 벌이고 있다. 생성형 AI에 대한 문턱이 낮아지면서 선거 관련 딥페이크 영상이 범람하고, 허위 사실로 유권자들의 판단에 혼선을 준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중앙선관위가 삭제를 요청한 딥페이크 선거운동 게시물은 2024년 총선 기간에는 388건이었지만 지난해 대선 기간에는 1만510건으로 대폭 늘었다. 현행법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선거운동 관련 딥페이크 영상은 AI로 만든 가상의 정보라는 사실을 영상에 반드시 표시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1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특히 선거일 전 90일(지선 기준 3월 5일)부터 선거일까지는 딥페이크 영상 활용 자체가 전면 금지된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