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국립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확대오찬회담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5.10.29 대통령실 제공
당시 정부가 공개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에는 미국 정부가 지난해 8월 7일부터 한국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15%로 확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해 4월과 5월부터 각각 25%가 부과된 한국산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품목 관세는 15%로 인하됐다. 한국산 목재와 파생상품 관세도 25%에서 15%로 낮추고, 의약품 관세는 15%를 초과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산 항공기 및 부품, 제네릭의약품(복제약), 미국에서 확보하기 어려운 천연자원 등에 대해서는 무관세를 적용했다.
반도체와 반도체 장비에 대해서는 향후 미국이 한국과의 반도체 교역량 이상인 국가와 체결할 미래 합의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명시했다. 당시 미국과 관세협상을 진행 중이던 대만과 사실상 같은 수준의 관세를 보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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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양국은 3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전체 투자액 중 1500억 달러는 일명 ‘마스가 프로젝트’로 불리는 조선 분야에 대출·보증 등의 방식으로 투자된다. 나머지 2000억 달러는 도널트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2029년 1월까지 인공지능(AI), 반도체, 바이오 등에 현금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다만 한국이 ‘상업적으로 합리적’이라고 판단한 투자처를 추천하기로 했다. 대규모 달러가 한꺼번에 유출되지 않도록 연간 투자 한도를 200억 달러로 제한하는 등의 조건을 달았다. 또 외환시장 상황에 따라 한국 정부가 투자 금액과 시점 조정을 요청할 수 있게 했다.
합의 체결 당시 국내에서는 연간 투자 한도 설정과 외환시장 안전장치 등을 통해 대체로 일본보다 나은 조건으로 협상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반도체 관세가 향후 미국과 대만의 협상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에 불확실성이 크고, 50%의 고율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철강·알루미늄 등의 품목이 대상에서 빠져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