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과 시장에 스며든 기술, 일상 바꾸는 자치구들의 디지털 실험 [종로구] 전통시장 다국어 QR 시스템 확대 [양천구] 재활용품 수거 자율주행 로봇 운영
공원과 시장의 풍경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재활용품을 들고 수거함을 찾거나, 메뉴판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던 일상이 기술을 만나 더 간단해지고 있는 것. 주민과 관광객의 작은 불편을 줄이는 일이 자치구 행정의 중요한 과제가 된 데 따른 변화다.
서울 각 자치구가 환경과 관광, 생활 편의를 아우르는 디지털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공원과 전통시장처럼 일상과 맞닿은 공간에 기술을 접목해 체감도를 높이는 방식이 주목 된다. 행정 서비스의 방향이 ‘관리’에서 ‘이용 경험’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상 공간을 바꾸는 실험을 하는 자치구의 사례는 도시 생활의 질을 바꾸고 있어 특히 눈길을 끈다. 종로구(구청장 정문헌)는 전통시장과 음식문화거리에 다국어 QR 메뉴 시스템을 적용해 외국인 관광객과 상인의 불편을 덜고 있고, 양천구(구청장 이기재)는 공원 곳곳을 오가는 재활용품 수거 자율주행 로봇을 도입해 친환경 실천의 문턱을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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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헌 종로구청장이 전통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종로구 제공
종로구가 전통시장 경쟁력 강화와 관광객 이용 편의 제공을 위해 디지털 기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구는 지난해 11월부터 세종마을 음식문화거리(38개소), 종로신진시장(10개소) 등 전통시장과 상점가 음식점 총 72개소를 대상으로 다국어 QR 메뉴시스템을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이 사업은 전통시장과 상점가 상인의 디지털 활용 역량을 높이고, 종로를 찾는 국내외 관광객에게 더 친화적인 소비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방문객은 QR코드를 스캔해 음식 사진과 가격, 맵기 정도, 주재료, 알레르기 정보 등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시스템은 한국어, 영어, 중국어 간체·번체, 일본어 서비스를 제공해 언어 장벽을 효과적으로 낮춘다.
구는 지난해 광장전통시장 먹거리 노점 88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시범사업에서 실효성을 확인한 뒤 올해는 6개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신청을 접수하고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이를 통해 메뉴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발생하는 주문 과정의 불편함은 줄이고, 외국어 소통에 따른 부담 역시 완화해 상인과 고객 모두가 체감하는 서비스 개선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는 관내 전통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실질적 지원이라는 점에서 먹거리 중심 상권의 접근성과 만족도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다국어 QR 메뉴시스템을 도입해 전통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관광객이 종로의 먹거리 문화를 더 편리하게 경험하도록 돕고 있다”라며 “앞으로도 소비·유통 환경 변화에 대응해 전통시장과 상점가 활성화를 위한 디지털 지원을 확대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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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구 신트리공원에서 순환주행 중인 재활용품 수거 로봇 모습. 양천구 제공
플라스틱·종이·캔 등 품목별 수거함이 구분된 자율주행 로봇은 공원 곳곳에 설치된 QR코드를 통해 호출되면 해당 위치로 이동해 재활용품을 수거하고, 수거가 완료되면 자동으로 충전 스테이션으로 복귀한다. 또 오전·오후 정기 순환주행을 통해 공원 이용 주민이 편리하게 재활용품을 배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해당 서비스는 ‘테스트베드 서울 실증사업’을 통해 2024년 양천구가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테스트베드 서울 실증사업’은 첨단기술 혁신제품과 서비스를 실제 현장에 적용해 실증 기회를 제공하고, 기업의 사업화와 판로개척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양천구는 서울시 실증사업 공모에 선정된 ㈜로보티즈AI로부터 신기술을 지원받아 지난 1년간 양천·오목·파리공원 3개소에서 자율주행 로봇을 운영했다. 그 결과 서비스 이용 건수는 6000여 건에 달했으며, 공원 관리 효율성과 주민 이용 편의가 향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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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이번 서비스 확대 도입을 통해 더 많은 주민이 일상 속에서 첨단기술을 체감하고, 공원 이용 편의도 함께 개선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주민 의견을 지속적으로 반영해 로봇 기반 생활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운영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재성 기자 kimjs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