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서울 시내 한 카페에 진열된 일회용 빨대. 2025.12.18/뉴스1
일회용 플라스틱 빨대가 종이 빨대보다 오히려 환경과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다는 정부의 용역 보고서가 나왔다. 그동안 해외에서는 비슷한 연구 결과가 나왔지만, 국내 제품으로 조사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정부는 2022년부터 매장 내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기로 했다가 이듬해 사실상 철회 수순에 들어간 데 이어 올 들어선 재질과 무관하게 일회용 빨대를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과학적 근거도 없이 수년간 오락가락한 ‘빨대 규제’에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종이 빨대 제조업체들을 무더기로 파산 위기로 내몰았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 “일회용 빨대 중 플라스틱 악영향 가장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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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정부가 플라스틱 빨대를 금지한 이후 전국 음식점과 커피전문점 등에서 주로 사용한 종이 빨대는 부정적 영향이 보통 수준이었다. 당시 종이빨대가 확산되자 물에 젖어 흐물흐물해지고 구멍이 뚫려 빨대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소비자 불만이 컸다.
하지만 당시 기후부는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 빨대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이 적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해당 보고서는 생산과 유통 단계만을 다루고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악영향은 반영하지 않은 것이었다. 정부는 대체품인 종이 빨대 개발도 독려했다.
기후부는 2023년 소비자 불만 등을 이유로 플라스틱 금지 정책을 돌연 철회하면서 해외 연구 보고서를 취합해 ‘종이 빨대가 플라스틱보다 환경에 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기도 했다.
● 종이 빨대 업체들 “정부가 보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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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빨대 사업자 정 모 씨는 “종이 빨대에 37억 원을 투자했지만 지금은 17명이던 직원을 전부 내보내고 집 2채도 내다팔고 월세를 살고 있다”며 “파산 신청도 돈이 들어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간담회 참석자들은 “정부가 적절한 보상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집단소송을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탈플라스틱 로드맵’을 통해 올해부터 음식점, 카페 등은 소재와 상관없이 원칙적으로 일회용 빨대를 쓸 수 없고, 소비자 요청이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제공하도록 했다.
정부가 제대로 된 연구와 조사도 하지 않고 추진한 빨대 규제가 실제 환경에 도움을 주지 않거나 오히려 해를 끼치면서도 친환경으로 포장한 ‘그린 워싱’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위상 의원은 “사회 각 분야의 그린워싱을 단속해야 하는 환경 컨트롤타워가 오히려 수년간 국민을 상대로 그린워싱 선봉에 섰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과 업계에 전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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