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제조 바꾸는 AI로봇] 〈3〉 현대차의 ‘AI 모빌리티’ 전략 인간이 못 느끼는 소음-진동 분석… AI 카메라로 미세한 흠집도 찾아 오차없는 AI, 숙련공의 ‘감각’ 대체… ‘모셔널’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 계획 생산~주행 AI 전환… 모빌리티 혁신
올해 미국에서 상용화되는 현대차 자회사 ‘모셔널’의 로보택시.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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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찾은 경기 의왕시 현대자동차 의왕연구소 이포레스트(E-FOREST)센터. 실내 소음 인공지능(AI) 검사장에 들어서자 차 바퀴를 굴리는 거대한 롤러 위에서 기아 EV6 한 대가 질주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귀를 때리는 거친 주행풍과 타이어 마찰음이 공간을 가득 채웠지만 정작 운전대를 잡은 사람은 없었다.
원래라면 주행 중 각종 소리를 체크하는 이 같은 ‘청음 테스트’는 숙련된 시험 운전자가 야외 트랙에서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수행해야 했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AI가 그 역할을 완벽히 대체하고 있었다. 인간의 청각이 놓칠 법한 미세한 소음이나 진동까지 AI가 실시간으로 포착해 정교하게 분석해 내는 것이다.
이명교 제조AI기술개발팀 책임매니저는 “야외 테스트는 날씨나 검사자의 피로도, 주관적 판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한계가 있었다”며 “이제는 실내에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가 품질을 정량화해 오차 없는 검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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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인의 감(感)’ 넘어 ‘데이터의 확신’으로
경기 의왕시 현대차 의왕연구소 이포레스트센터에서 이재환 제조SW플랫폼 개발팀 책임매니저가 컨트롤러 동작을 로봇이 모방하는 ‘AI 자율지능 로봇’을 시연하는 모습. 의왕=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업체 캡제미니가 지난해 6월 세계 200개 주요 자동차 회사 임원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92%가 “미래에는 단순 제조사가 아닌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 의왕연구소도 이 거대한 흐름에 맞춰 AI로 제조 기술의 ‘두뇌’를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사람의 눈을 대체하는 ‘AI 외관 검사’ 기술이 대표적이다. 이는 카메라 센서로 차체의 미세한 흠집이나 찌그러짐을 찾아내는 기술이다. 현대차 공장의 불량률이 낮아 AI 학습에 필요한 오류 데이터를 구하기가 어려웠지만, 연구팀은 정상 이미지에 가상의 스크래치를 그려 넣거나 부품을 지우는 방식으로 데이터를 생성해 AI를 학습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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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 혁신의 또 다른 축은 ‘디지털 트윈’ 기술이다. 실제 공장과 똑같은 3차원(3D) 가상공간을 구현해 설비 배치나 작업자 동선을 시뮬레이션하는 이 방식은 이미 현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첨단 기술을 현장에서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진입 장벽도 대폭 낮췄다. 현대차 이포레스트센터가 자체 개발한 ‘폴라리스’ 플랫폼이 그 핵심이다. 범용 문서 처리 기술과 목적별 템플릿, 간편한 협업 도구를 갖춘 이 플랫폼은 코딩 지식 없이도 30분 만에 AI 에이전트 개발을 가능하게 한다.
● ‘로봇이 만들고 AI가 몬다’… 현실로 다가온 미래
2028년 미국 현대차 생산법인에 투입되는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현대차 제공
AI와 로봇이 만든 차는 다시 AI가 운전한다. 모셔널은 완전 무인 로보택시 상용화를 앞두고 있고, 포티투닷 중심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전환도 속도를 낸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CES 2026 현장에서 “AI와 로보틱스가 결합한 ‘피지컬 AI’가 제조와 모빌리티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며 “이 전환의 성패는 결국 ‘속도’에 달려 있기에, 전사의 역량을 모아 가장 빠르게 미래를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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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