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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천헌금 의혹’ 김병기 출금-압수수색… 탄원서 두달만에야 수사

입력 | 2026-01-15 04:30:00

경찰, ‘3000만원 탄원서’ 작년 11월 확보
金 부인-차남-측근 구의원 수사 포함
구의원 휴대전화 교체 증거인멸 정황
강선우 수사도 지연… 김경 오늘 조사




14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에서 경찰 관계자들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 등과 관련해 의원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경찰이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부부의 ‘공천 헌금’ 수수 의혹과 관련해 14일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이날 김 전 원내대표 등을 출국금지했지만, 이미 핵심 관계자가 휴대전화를 교체하는 등 ‘증거 인멸’ 정황이 제기된 후여서 실효성 있는 물증 확보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 탄원서 접수 두 달 만에 압수수색

14일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내 김 전 원내대표 사무실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전직 구의원들이 총 3000만 원의 전달책으로 지목한 김 전 원내대표의 측근 이모 서울 동작구의원 자택과 동작구의회, 김 전 원내대표 차남의 자택 등이 포함됐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2020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원내대표의 부인 이모 씨가 구의원 2명으로부터 공천 대가로 총 3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전직 동작구의원 전모 씨는 2023년 12월 작성한 탄원서에서 “이 씨의 요구에 따라 이 구의원에게 1000만 원을 전달하고 몇 달 후 돌려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전직 구의원 김모 씨는 김 전 원내대표 측에 2000만 원을 건넸다가 돌려받았다고 했다. 전 씨와 김 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김 전 원내대표 부부와 이 구의원, 전 씨, 김 씨 등 5명을 출국금지했다.

경찰은 숭실대 특혜 편입 의혹을 받는 김 전 원내대표 차남의 자택도 이날 압수수색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2023년경 보좌진과 지역구 구의원들을 동원해 자신의 차남이 숭실대에 편입하는 데 특혜를 주고, 이후엔 취업을 위해 빗썸에 청탁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차남 의혹에 관련된 진술서를 제출한 전직 보좌진 김모 씨와 이모 씨를 14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김 씨는 출석 전 취재진에 “(김 전 원내대표가) 지금 받는 범죄 혐의는 대부분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경찰의 수사 속도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이미 금품이 오간 구체적인 일시와 장소가 적힌 탄원서를 확보했지만 이달 2일에야 서울경찰청으로 사건을 넘겼고 14일 처음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그사이 이 구의원은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경찰은 전직 보좌관들이 ‘금품을 보관해 왔다’는 취지로 주장한 김 전 원내대표의 개인 금고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경찰의 수사가 김 전 원내대표 측에 시간을 벌어주는 결과가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김 전 원내대표는 공천 헌금 의혹을 포함해 14건에 달하는 사건으로 수사받고 있다. 지난해 9월 박대준 당시 쿠팡 대표로부터 고가의 점심을 대접받고 보좌관 출신 쿠팡 직원의 인사상 불이익을 청탁했다는 혐의와 관련해서는 경찰이 8일 박 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밖에도 부인 이 씨의 구의회 업무추진비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 수사 무마, 대한항공 호텔 숙박권 수수 및 의전 요구, 장남의 국가정보원 채용 개입 등으로 수사받고 있다.

● 늦어지는 姜 조사… 김경 시의원 15일 출석

김 전 원내대표가 연루된 ‘공천 헌금 1억 원’ 의혹 수사도 답보 상태다. 이는 민주당에서 제명된 강선우 의원이 김경 서울시의원으로부터 1억 원을 받았다가 돌려주는 과정을 김 전 원내대표가 묵인하고 김 시의원에 대한 공천을 강행했다는 의혹이다. 경찰은 1억 원 보관책으로 지목된 강 의원의 전직 사무국장 남모 씨를 불러 조사하는 한편 15일 김 시의원을 두 번째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김 시의원은 강 의원 측에 1억 원을 카페에서 전달할 당시 강 의원도 같은 자리에 있었다는 자수서를 제출했는데 경찰은 아직 강 의원에 대한 출석 요구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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