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메모리값 급등에… 삼성전자 한지붕 아래 미묘한 ‘기싸움’[재계팀의 비즈워치]

입력 | 2026-01-13 00:30:00

스마트폰 부문, 제품가 인상 우려
반도체쪽은 “가격조정에 한계” 입장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에 삼성깃발이 보이고 있다. 2026.01.08 서울=뉴시스


최근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수요의 폭발로 인해 삼성전자 실적과 주가가 동시에 고공 행진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회사지만 웃지 못하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스마트폰을 개발, 판매하는 디바이스경험(DX)부문의 모바일(MX)사업부입니다. 스마트폰 원가의 약 20%를 차지하는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부품 비용 부담이 커진 탓입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MX사업부는 지난해부터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의 메모리사업부와 반도체 공급가 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아직 원하는 수준의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자 업계는 삼성전자가 다음 달 공개할 예정인 스마트폰 신작 ‘갤럭시 S26’ 시리즈 출고가격 인상을 기정 사실로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삼성전자가 2023년부터 유지하던 갤럭시 S 시리즈 가격 동결 기조가 3년 만에 깨지게 되는 것입니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같은 회사지만 DX부문과 DS부문 간의 미묘한 ‘기싸움’이 있다는 전언도 나옵니다. 최근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사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올해는 특히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인상을 우려하고 있다. 제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하면서 그 신경전이 수면으로 떠올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노 사장이 직접적으로 삼성전자 DS부문을 언급한 것은 아니지만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같은 삼성전자 DS부문에서 만든 메모리 반도체 물량에 가장 크게 의존합니다. 일부에선 “노 사장이 삼성전자 내부 가격 협상을 위해 압박에 나선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최근엔 DX부문이 DS부문에 볼멘소리를 하고 있지만, DS부문도 “할 만큼 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미 반도체의 시장 가격이 지나치게 올라 가격 조정에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불과 1년 전 삼성전자 반도체가 고대역폭메모리(HBM) 부진 등으로 고전할 당시 DX 쪽에서 미국 마이크론을 우선 공급 업체로 삼았던 ‘구원’도 남아 있습니다. DX부문 MX사업부는 갤럭시 S25 출시를 앞두고 초도(初度) 생산에서 값싸게 공급하겠다는 마이크론의 물량을 자사 DS부문 물량보다 더 많이 주문했습니다. 이번에는 DS 쪽에서 거꾸로 “같은 회사라서 봐줄 게 뭐가 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반도체 공급가격 협상은 보통 3개월 단위로 이뤄집니다. 메모리 가격은 당분간 우상향할 가능성이 높고,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갤럭시 S26 이후에도 폴더블폰 신제품 출시가 예정돼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한 지붕 아래 줄다리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습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