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 의혹에도 꿈쩍 않던 金, 공천헌금 의혹 연루 하루만에 물러나 “국민 눈높이에 한참 못 미쳐…시시비비 가린후 더 큰 책임 감당” 민주당 한달내 원내대표 보선…친명 vs 친청 갈등 불거질수도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대표직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김 원내대표는 30일 “저는 오늘 민주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다. 이 결정은 제 책임을 회피하고 덜어내는 것이 아니라 시시비비를 가린 후 더 큰 책임을 감당하겠다는 저의 의지”라며 “연일 계속되는 의혹 제기 한 복판에 서 있는 한 제가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걸림돌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민주당과 이재명 정부의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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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대표직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이어 “지난 며칠간 많은 생각을 했다. 제 자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하나의 의혹이 확대증폭돼 사실처럼 소비되고 진실에 대한 관심보다 흥미와 공방의 소재로만 활용되는 현실을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 정치가 더는 그래서는 안 된다고 믿어왔기에 끝까지 저 자신에게도 묻고 물었다”며 “시시비비를 분명히 가리고 진실을 끝까지 밝히는 길로 갈 것인지는 제 거취와도 연결된다”고 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대표직 사퇴를 밝히기 전 기침하고 있다. 2025.12.30 뉴스1
그러면서 “더 나은 삶을 위해 약속했던 개혁법안이 차질없이 추진되기를 바란다.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 끼쳐드린 점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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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의혹은 이달 22일 김 원내대표가 대한항공으로부터 호텔 숙박권을 받아 사용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이후 배우자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국가정보원 직원인 장남의 업무 지원, 지역구 병원 특혜 등 그를 둘러싼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김 원내대표는 논란 초기에만 해도 대부분의 의혹을 부정하며 이를 제보한 이들이 자신과 함께 일하던 전직 보좌관들이라고 역공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들 보좌진이 자신의 가족을 비하하고 내란을 희화하는 메신저 대화를 주고 받았고 이를 인지해 이들을 해고했다고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원내대표직 사퇴를 발표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특히 당내에선 김 원내대표를 둘러싼 의혹으로 인해 검찰개혁과 내란전담재판부 등 이재명 정부의 여러 개혁 과제를 추진하기 위한 동력이 자칫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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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원내대표 후보로는 친명계 박정 의원, 계파색이 옅은 백혜련 의원, 친명으로 분류되는 한병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 민주당 사무총장 조승래 의원과 이언주 최고위원도 후보군에 오르내리고 있다.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