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리얼 블루’ 박건하 감독 수원FC행…더 뜨거울 K리그2 ‘수원 더비’

입력 | 2025-12-26 11:07:09

2부 3수 수원삼성, ‘핫’한 이정효 감독과 새 출발
수원FC는 수원삼성 레전드 출신 박건하 감독 영입



수원삼성과 수원FC의 ‘수원 더비’가 2026년에는 K리그2 무대에서 펼쳐진다. 두 팀이 2부리그에서 겨루는 것은 처음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수원은 축구 열기가 뜨거운 곳이다. 서울(FC서울, 서울 이랜드)과 함께 2개의 프로축구 클럽(수원삼성, 수원FC)을 보유한 도시이기도 하다.

그런 수원의 축구 팬들에게 2025년은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수원삼성은 제주SK와의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2전 전패를 당하며 승격의 꿈이 또 좌절됐고, 수원FC는 부천FC와의 승강 PO에서 패하면서 강등의 철퇴를 맞았다. ‘축구 수도’를 자처하는 수원의 두 형제 클럽이 2026년에는 모두 2부리그에 머문다.

원치 않은 곳에서 펼쳐질 ‘수원 더비’지만, 이들의 만남에는 1부 빅 클럽들의 맞대결 못지않은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질 전망이다. 수원삼성은 근래 가장 뜨거운 지도자를 품었고, 수원FC는 수원삼성 레전드 출신 사령탑과 새 출발하는 흥미로운 환경이 만들어지면서다.

수원삼성은 지난 24일 “이정효 감독을 제11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하며 “진정성과 존중의 마음을 담아 최선을 다해 영입을 추진했다”고 전했다. 10명이 넘는 ‘이정효 사단’을 한꺼번에 영입하는 부담스런 조건까지 받아들이면서 절대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창단 30주년을 맞이한 2025년 ‘무조건 승격’만 생각했다가 실패한 수원삼성 입장에서는 더 이상의 실패를 상상할 수 없기에 절박한 심정으로 ‘이정효 영입전’에 뛰어들어 승자가 됐다.


반드시 승격해야 하는 수원삼성은 이정효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수원삼성 제공)



수원삼성이 이정효 영입을 발표한 그날 오후, 수원FC도 새로운 수장 선임 소식을 전했다.

수원FC는 “구단의 제6대 사령탑으로 박건하 감독을 선임했다”면서 “풍부한 현장 경험과 확고한 전술 철학을 갖춘 박건하 감독과 함께 새로운 도약의 기틀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공교롭게도, 현역 시절 수원삼성 유니폼을 입고 골을 넣은 뒤 멋지게 상의 깃을 세우는 세리머니로 팬들을 열광 시킨 인물이 ‘지역 라이벌’ 클럽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경희대 졸업 후 프로진출 대신 이랜드 푸마행을 택한 뒤 2년 동안 실업 무대를 평정했던 공격수 박건하는 1996년 창단한 수원삼성의 원년 멤버로 K리그에 입성했다.

그해 정규리그 11골6도움으로 ‘중고 신인’임에도 신인상을 차지한 박건하는 2006년 은퇴할 때까지 오로지 수원삼성 푸른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수원삼성 감독으로 지휘봉을 잡은 것까지, 소위 말하는 ‘리얼 블루’다.

수원삼성 원클럽맨 출신의 박건하 감독이 이웃 수원FC의 지휘봉을 잡게 되면서 두 팀의 맞대결은 더더욱 흥미로운 구도가 갖춰지게 됐다. 수원의 원조 명가 수원삼성도, 수원의 지분을 많이 빼앗은 수원FC도 서로에게는 지고 싶지 않다.


팀을 재건해 다시 1부로 올라가야하는 수원FC는 수원삼성 출신 박건하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수원FC 제공)



두 팀 간 역대 전적에서는 ‘아우’ 수원FC가 9승1무6패로 앞선다.

2016년 수원FC가 1부로 올라오면서 성사된 첫 시즌 ‘수원 더비’에서는 수원삼성이 3승1패로 우위를 점했다. 하지만 수원FC가 2부를 다시 다녀와 재회한 2021년부터 3시즌은 수원FC가 8승1무3패로 크게 앞섰다.

2024년부터 수원삼성이 예상치 못하게 2부로 내려가 한동안 멈췄던 ‘수원 더비’가 2026년 K리그2에서 재개된다. 두 팀이 2부리그에서 겨루는 것은 처음이다. 동생이 앞서고 있는 상대 전적에 더해 묘하게 얽힌 감독 스토리까지, 흥미진진한 만남이 수원을 넘어 K리그 팬들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뉴스1) 

트랜드뉴스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