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총리 묻고 이 선수 답하는 인터뷰…“단기 수익 급급한 게임 많아”
김민석 국무총리와 ‘페이커’ 이상혁 선수. (총리실 제공)
광고 로드중
리그오브레전드(이하 LoL) 세계 챔피언이자 e스포츠 전설로 불리는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20일 K-게임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 “게임이 단순히 오락이나 사람들에게 재미를 주고, 시간 때우기(용)보다는,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동기를 주고,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영화 같은 콘텐츠처럼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고, 그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선수는 이날 KTV 등을 통해 공개된 ‘제7차 K-토론나라’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이 선수는 “처음 프로게이머가 됐을 때는 인식이나 제도가 미비했는데, 지금은 게임산업이 우리나라의 핵심산업으로 바뀌어가는 걸 보면서 인식이나 정책이 지금 굉장히 좋다”며 “게임산업적 관점에서는 우리나라 e스포츠가 세계에서 제일 잘하고, 많은 사람에게 인기 있고, 최근 개인적으로도 해외에서 인기가 많아지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광고 로드중
이 선수는 “최근에 한 20년 뒤 미래 상황을 시뮬레이션하는 콘솔게임을 했는데, 이건 우리가 가야 할 길에서 철학적인 고민을 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는 인사이트(통찰)를 받았다”며 “그게 인터랙티브 무비형 게임이었다. 게임을 하는데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영화를 보면 인사이트를 얻기도 하지 않나”라고 밝혔다.
이어 “양산형 게임은 가챠(뽑기) 게임, 뽑기를 하고 캐릭터를 성장시켜서 만족감을 얻는 게임은 그런 인사이트를 얻기가 어렵다”며 “스토리가 있고, 잘 만들어진 게임은 되게 리스크(위험)가 크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만들기도 어렵고, 수익성 내기도 어렵다”고 했다.
김 총리가 프로게이머의 길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이 선수가 했던 고민과 프로게이머가 되고자 하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이 선수는 본인도 직업 선택 시 학업포기와 소득 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면서 게임 분야에서 성공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에 부모들의 걱정은 타당하다고 공감했다.
이 선수는 프로게이머가 되기로 한 후 가족들의 지지를 받았다면서도 “내가 부모라면 자녀가 뭘 하고 싶어 하고, 왜 하고 싶어하는지 궁금해 하겠지만, 현실적인 문제니까 타협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며 “선뜻 허락해주진 않을 것 같다, 저 같아도”라고 덧붙였다.
광고 로드중
이 선수가 그간 쌓아온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K-게임의 발전적 미래를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불확실한 미래와 치열한 경쟁을 이겨내는 방법 등 다양한 주제의 대화가 이뤄졌다.
이 선수는 LoL e스포츠팀 T1의 주장으로, 지난 11월 초 국제대회에서 통산 6회 우승을 기록하며 LoL e스포츠 사상 최초로 쓰리핏(3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김 총리는 K-게임을 세계에 알린 이 선수와의 대담을 통해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게임산업과 K-문화의 성장 방안을 모색하고자 이번 만남을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