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모 랴오닝함 항해 경로. 붉은색 별인 기타다이토지마. 방위성 보도자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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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 폭격기가 6일 일본 오키나와 인근에서 도쿄 방향으로 비행하며 군사 위협을 높인 가운데 일본이 오키나와 동쪽 기타다이토(北大東) 섬에 레이더 부대를 배치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15일 전했다. 일본이 중국의 군사 활동을 겨냥해 이 지역에 미사일과 레이더를 배치하고, 내년도 방위비 예산은 사상 최대로 늘리는 등 중일 갈등을 군사력 강화의 기회로 삼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방위성은 오키나와에서 동쪽으로 약 360km 떨어진 기타다이토섬에 레이더 부대를 배치하기 위한 토지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내년 1월 초부터 부지 조성 공사가 시작된다. 공사가 끝나면 전체 11만 m² 부지에 항공자위대의 이동식 경계관제 레이더와 이를 운용할 30명의 병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해당 레이더 부대는 오키나와와 미야코(宮古)섬 사이를 통과해 태평양으로 나가는 중국 항공모함 및 항공기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앞서 5일 중국 랴오닝 항공모함 선단이 동중국해에서 오키나와 남서쪽과 미야코섬 사이를 지나 태평양으로 향하는 훈련을 실시했다. 이후 항로를 바꿔 북동진한 뒤 기타다이토섬을 감싸듯 남하하는 방식으로 오키나와 주변을 S자 형태로 통과했다. 교도통신은 “방위성이 태평양 도서 지역을 경계·감시의 공백지대로 보고 정보 수집 능력 향상을 서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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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중일 갈등 국면을 맞아 중국의 군사력 강화와 위협적인 훈련 등을 빌미로 군비 확충에 나서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내년 방위 예산을 사상 최고인 9조 엔(약 85조 원)으로 증액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장거리 미사일, 드론 전력을, 연안 방어 체계 등을 강화할 계획이다. 15일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내년도 일본 방위비 증액이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라며 “매년 군사력 확장으로 국제사회와 일본 국민 모두가 점진적으로 군사적 금기에 대해 무뎌지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리는 16일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에 대해 “종래 정부 입장을 넘은 것으로 받아들여진 것을 반성할 점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다만 “어떤 사태가 (존립 위기 사태에) 해당하는지는 실제 발생 상황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며 기존 발언을 철회하진 않았다. 반성은 언급했지만 철회는 선을 그어 중국의 반발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날 푸충(傅聰) 유엔 주재 중국대표부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개입) 발언은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라며 발언 철회를 재차 요구했다. 푸 대사는 1일과 지난 달 21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일본 규탄 서한도 보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