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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를 잃고 누나까지 떠나보낸 20대 청년이 극단적인 글을 올렸다가, 수천 명의 누리꾼들이 보낸 응원과 신고로 구조됐다. 청년은 경찰과 상담 후 치료를 받기로 결정했다며 도움을 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10일 A 씨(27)는 자신의 SNS에 “엄마 아빠 오늘 보러 가겠다. 올해까진 버티려 했는데 도저히 안될 거 같다. 큰 누나에게 미안하다“라며 절망이 묻어나는 글을 올렸다. 그의 계정에는 부모와 작은 누나의 죽음 이후 이어온 시간이 얼마나 고단했는지 짐작할 수 있는 글들이 있었다.
● 하루 만에 위로 댓글 2000개
이 글이 퍼지자 그의 SNS에는 따뜻한 말들이 연달아 올라왔다. 하루 만에 2000개가 넘는 댓글이 쌓였고, 서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청년에게 위로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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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집 방 한 칸 내주겠다”
직접 도와주겠다는 제안도 이어졌다. 하동에 산다는 누리꾼은 “잠시 머물 방 한 칸을 내어줄 수 있다”고 했다. 아이 셋을 키운다고 밝힌 한 누리꾼은 “우리 집 와서 하루 이틀만 육아 도와줘 보라. 따뜻한 밥 한 끼 먹고 다시 생각하자”고 남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과일 가게를 운영한다며 “올해 귤이 정말 맛있다. 같이 먹자”고 손을 내밀었다. 카페를 하는 이는 신메뉴를 택배로 보내겠다며 “평가해달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A 씨가 다른 생각을 떠올리고 다시 일상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도록, 소소한 이유들을 하나씩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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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 넘나든 위로도 이어졌다. 대만 시민이라고 밝힌 이용자는 번역기를 통해 “혹시 대만에 온 적 있냐. 기회가 된다면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곳을 소개해 주겠다”고 적었다. “세상에는 아직 경험 못한 아름다운 것들이 정말 많다”며 따뜻함을 더했다.
한 누리꾼은 경찰에 신고를 진행한 후 직접 A 씨와 연락했다고 밝히며 A 씨가 “현재 집에 안전하게 있다”는 소식을 공유했다.
이후 A씨는 다시 글을 올려 “경찰관분들이 집까지 찾아오셔서 한참 이야기를 나눴고, 병원 입원을 권유하셨다. 상담 후 내일 바로 입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에게 마음을 보탠 이들에게 감사 인사도 남겼다. “오랫동안 혼자였고, 제 삶은 스스로 버티는 것뿐이라 생각했는데 저 하나 때문에 이렇게 많은 분이 걱정해주실 줄 몰랐다. 정말 감사하고, 걱정 끼쳐 죄송하다”고 인사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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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