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금융감독원의 모습. 2015.05.07.뉴시스
●금감원, 대형 증권·자산운용사 현장 점검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부터 이틀 동안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을 대상으로 현장 점검을 진행한다. 두 회사를 점검한 이후에는 대형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로 점검 대상을 넓힐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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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은 이번 점검 과정에서 증권사의 해외주식 마케팅, 신용융자(빚을 내 주식을 사는 것), 외환 관리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기로 했다. 증권사들이 제공하는 해외주식 정보와 거래 수수료 산정 방식도 점검 대상에 포함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들이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를 국내 주식 수수료보다 높게 수취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에 대한 수수료 체계를 제대로 공시하고 있지 않아 투자자들이 숙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이번 점검에서 증권사의 취약한 내부통제나 불완전판매 소지가 보일 경우 검사로 전환하는 방안도 열어두고 있다.
●증권업계 “서학개미 고환율 주범으로 몰아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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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이찬진 금감원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요즘 서학개미 해외주식 결제가 많이 늘어난 건 맞지만 저희가 살펴보려는 건 개인이 아니다”며 “증권사의 해외주식과 관련된 판매 관행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융투자 업계에서는 금감원의 점검 방침에 대해 서학개미에 대한 우회적인 압박과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산운용사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긴급 환율 회의에서 금감원 점검 방침이 결정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점검이 서학개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에서 출발했다고 볼 수 밖에 없다”며 “구조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해야 할 상황에 서학개미를 고환율의 주범으로 여기는 건 부적절한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원-달러 환율 상승의 배경으로 서학개미를 지목하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환율이) 1500원을 넘는다면 이는 한미 금리차나 외국인 때문이 아니고 단지 내국인들의 해외주식 투자가 많기 때문”이라며 “‘젊은 분들이 해외투자를 왜 이렇게 많이 하느냐’고 물으니 ‘쿨해서’라고 답하더라. 이런 것들이 유행처럼 커지는 면에서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