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pixabay
미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스위스 전역 26개 주에서 진행된 국민투표의 결과 여성 복무제와 초고액 자산가 상속세 중과 도입 안건은 각각 반대 투표율 84%, 78%로 부결됐다. 이번 국민투표에는 유권자의 43%가 참여했다. 제안이 통과되려면 유권자와 주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스위스는 1년에 4번 국민투표를 실시해 유권자들에게 정책과 관련한 직접적인 발언권을 부여한다.
초부자 증세안은 기후 대응 자금 조달을 위해 5000만 프랑(약 914억 원) 이상의 재산에 50% 상속세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좌파인 사회민주당(JUSOs) 청년 조직이 발의했으며, 이들은 “초고액자산가들은 수십억을 상속받지만 우리는 기후 위기를 상속받는다”며 상속세로 충당될 자금을 기후 변화 영향을 줄이는 데 사용하자고 주장했다. 이 안이 통과될 경우 약 2500가구가 연간 60억 프랑(약 10조 원)을 추가로 낼 것으로 추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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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함께 부결된 여성 병역 의무화 제안은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스위스 시민이 군대 또는 민간 분야에서 국가 봉사를 의무적으로 수행하도록 요구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안을 제안한 시민단체 ‘서비스 시토옌(Service Citoyen, 시민 복무)’은 “여성 병역 의무화를 통해 사회 통합을 강화하고 진정한 남녀 평등을 이루자”고 주장했다. 스위스는 징병 대상 연령 남성들의 병역이나 민방위대 참여가 의무화돼 있다. 양심적 병역 거부자는 병원이나 노인 시설 등에서 대체 복무가 가능하다. 매년 약 3만5000명의 남성이 의무 복무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스위스 정부는 군대와 민방위에 이미 충분한 인력이 있으며 추가 모집하면 노동 인력이 줄 것이라고 반대했다. 그러면서 “이미 자녀와 가족 돌봄, 가사 노동이라는 무급 노동의 상당 부분을 떠안고 있는 많은 여성에게 추가적 부담을 지울 것”이라고 했다.
AP통신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등 유럽 내 안보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중립국인 스위스에서도 병역 확대 방안이 논의되었지만, 국민 다수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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