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기범 디지털랩 전략영상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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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기 용인시에서 카카오임팩트와 브라이언임팩트가 주최한 ‘인공지능(AI) 톱(TOP) 100’ 경진대회는 정보기술(IT) 업계에서 화제였다. AI를 다루는 실력을 겨룬다고 하니, 평소 ‘생성형 AI 툴 좀 만진다’ 하는 사람들의 관심이 몰렸다.
출제된 문제는 이런 식이다. ‘무책임하게 떠난 전임자. 그의 디지털 흔적을 단서로 하루 만에 업무 현황을 파악하고 인수인계 문서를 완성하라.’ 일상에서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처법이었다.
눈에 띄는 건 이 대회 본선 100명의 참가자 중 절반 이상이 비(非)개발자였다는 것이다. 지난달 진행된 예선에는 자영업자, 소방관, 농부, 프로듀서(PD), 경찰도 있었다고 한다. 비슷한 문제 해결형 대회인 ‘해커톤’이 몇 년 전까지 개발자의 무대였던 것과는 다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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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누구나 가능한 걸까. 구글이 18일 공개한 ‘제미나이3’에 프롬프트를 날려봤다. 오픈AI의 챗GPT를 위협한다는 최신 모델이다. ‘메모, 투 두 리스트(To do list·해야 할 일), 생성형 AI 채팅 창으로 구성된 업무 보조 앱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이었다. 프롬프트의 길이는 343자. 제미나이는 1분 정도를 생각한 뒤 다소 어려운 용어들을 내뱉더니, 나에게 이런저런 지시를 내리기 시작했다.
제미나이가 시킨 대로 파일을 만들고, 주어진 코드를 그대로 복사해 붙여 넣었다. 사소한 오류로 네 번 정도 더 대화가 오가고 나니 당장 사용 가능한 앱이 완성됐다. 원하던 기능은 99% 작동했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은 딱 한 시간. 미세한 조정까지 마치고 나니 정확히 한 시간이 더 걸렸다. 내게 필요한 기능만 넣은 앱이니 만족도가 낮으려야 낮을 수가 없어 실제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제미나이3 성능에 놀란 건 나뿐만이 아니었다. 2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주가는 6.3% 뛰었다. 이날 나스닥 지수는 2.7% 뛰었는데 이를 두고 ‘제미나이3 효과’라는 분석이 나왔다.
‘딸깍’의 속도를 뒷받침하는 생성형 AI 발전 속도는 기함할 지경이다. IT 업계에선 “따라가기 벅찰 정도로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말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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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기범 디지털랩 전략영상팀장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