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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특검 수사 마무리…‘임성근 구명로비’ 실체는 못 밝혀

입력 | 2025-11-28 12:17:00

수사외압·이종섭 호주 도피 등 33명 기소
“이종호, 김건희에 임성근 구명 부탁한 듯
尹 공판 과정서 증인신문 통해 규명하겠다”
구속 1명뿐…“법원 과도한 영장기각 아쉽다”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해 온 순직해병특검팀 이명현 특별검사가 28일 서울 서초구 해병특검 사무실에서 150일의 수사 일정을 마무리하며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5.11.28/뉴스1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임성근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의 측근인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김 여사에게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을 부탁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수사 결과를 28일 내놨다. 하지만 핵심 관계자들의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수사가 종료되며 실체적 진실은 규명하지 못했다. 특검은 이후 사건 공판 과정에서 증인신문을 통해 관련 의혹을 밝혀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 특검은 이날 최종 수사 결과 브리핑에서 “임 전 사단장은 국회에 증인으로 나와 이 전 대표를 모른다고 증언했고 두 사람은 채 상병 사건 이전에 서로 모르는 사이였다는 입장을 언론에 수차례 밝혔지만 특검은 수사를 통해 두 사람이 2022년경부터 술자리를 함께하는 등 상당히 친밀한 관계였던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대표는 ‘멋쟁해병’이라는 대화방 참여 인물과 임 전 사단장과 친분을 유지했는데 이 전 대표가 ‘멋쟁해병’ 멤버인 송 씨의 부탁을 받아 김 여사에게 임 전 사단장 구명을 부탁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대표와 임 전 사단장이 국회에서 허위로 증언한 사실 등을 확인해 관련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임 전 사단장이 개신교 인맥을 이용해 윤 전 대통령에게 구명을 부탁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 이 특검은 “채 상병 사망 사건 발생 5일 전 김장환 목사가 해병대 1사단에 방문해 임 전 사단장 부부에게 안수기도를 해준 사실과 윤 전 대통령이 격노한 회의 전후로 김 목사가 주요 공직자들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 국방부가 사건을 재검토하고 있던 시기에 김 목사가 대통령실을 방문하고 임 전 사단장과 직접 통화한 사실 등 김 목사가 임 전 사단장 구명에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다수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특검은 “핵심인물인 김 목사 등이 특검의 소환조사를 거부하고 법원의 공판 전 증인신문 기일에도 불출석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따라서 구명로비 의혹은 향후 윤 전 대통령 등의 직권남용 사건 공판 과정에서 증인신문을 통해 수사외압의 동기와 배경이 규명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검은 이날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 중 가장 먼저 수사를 마무리했다. 특검은 6월부터 150일간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외압 의혹’ ‘주호주 대사 임명 도피 의혹’ ‘임성근 구명로비 의혹’ 등 광범위한 수사를 벌여왔다. 이를 토대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임 전 사단장 등 33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 가운데 구속 기소된 인물은 임 전 사단장 1명이다. 이 특검은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 등에 대한 서울중앙지법 영장재판부의 과도한 기각은 아쉬움이 남는다”고 했다.
 조혜선 기자 hs87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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