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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시경으로 척추 신경 압박만 콕 집어 해결… 고령도 수술 가능”

입력 | 2025-11-26 03:00:00

서울바른병원 척추센터 유방 원장이 말하는 척추관협착증 치료
신경 통로가 좁아지며 생기는 병… 서서 일하는 직업-50대 많이 발생
약물-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 선행… 다리 마비-보행 장애 생기면 수술
허리에 미세 구멍 내 내시경 집도… 척추 내시경, 2∼3일 입원이면 충분




유방 서울바른병원 원장이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 원장은 다년간 척추관협착증 치료에 척추 내시경 수술을 집도한 척추 전문의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최근 진주바른병원에서 서울바른병원 척추센터로 자리를 옮긴 유방 원장은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을 다년간 집도해 온 척추 전문의다. 유 원장은 “척추 수술은 불필요한 절개를 줄이고 신경 압박만 정교하게 해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고령 환자라도 수술 및 회복 부담을 크게 덜 수 있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은 고령층에서 흔한 질환으로 걷기, 서기 동작에서 통증이 악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 원장에게 척추관협착증의 원인과 최신 수술법에 대해 들었다.


―척추관협착증은 어떤 질환인가.

서울바른병원 내부 전경.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퇴행으로 좁아지면서 생기는 병이다. 황색인대가 두꺼워지거나 뼈가 자라나 신경을 압박한다. 마치 신경이 지나가는 길목이 막히는 것과 같다. 앉아 있을 때는 괜찮지만 서거나 걸으면 엉덩이·허벅지·종아리로 통증이 내려가는 ‘간헐적 파행’이 특징이다. 몇십 미터 걷고 나면 다시 멈춰 쉬어야 앞으로 갈 수 있다. 한순간 튀어나온 디스크 조각이 신경을 직접 압박해 급성 통증이 나타나는 허리디스크와는 차이가 있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생기나.

“퇴행성 변화는 자연스러운 과정이지만 모두가 협착증으로 진행하는 건 아니다. 다만 60∼70대에서 많이 발병하고 오래 서서 일하는 직업군이나 허리에 부담이 많은 50대에서도 흔히 나타난다. 비만, 골다공증, 흡연 등이 진행을 더 빠르게 만드는 요소다.”

―치료는 어떻게 하나.

“약물치료, 물리치료, 신경 주사 등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진행한다. 상당수는 이 단계에서 통증 조절이 가능하다. 하지만 다리 힘이 빠지는 마비 증상, 보행 장애, 배뇨·배변 장애가 나타나면 수술을 미루면 안 된다. 보행 가능 거리가 점점 줄거나 밤에 잠을 설치는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에도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수술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나.

“가장 기본적인 것은 ‘감압술’이다. 두꺼워진 인대와 뼈를 제거해 신경 통로를 넓혀주는 치료다. 불안정성이 크지 않다면 양방향 척추 내시경으로 최소 절개 감압술을 시행한다. 반대로 뼈가 앞으로 미끄러져 있거나(전방전위증) 불안정성이 심하면 나사와 인공뼈를 이용한 유합술이 필요하다. 이 역시 최소 침습 기법이 확대돼 절개 범위를 줄이고 회복을 앞당기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양방향 척추 내시경 수술은 어떻게 진행되나.

“허리 뒤쪽에 1㎝ 미만의 구멍을 두 군데 낸다. 한 구멍으로는 카메라를 넣어 병변을 확대해 보고 다른 구멍으로는 기구를 넣어 두꺼워진 황색인대나 뼈를 제거한다. 내시경과 기구를 한 통로로 다루는 단일공 내시경과 달리 양방향은 두 통로가 분리돼 시야가 넓고 기구 조작이 자유롭다. 시야 확보가 좋아 미세 수술이 가능하고 생리식염수로 씻으며 진행해 출혈도 적다.”

―기존 절개 수술과의 차이는 무엇인가.

“개방 수술은 근육을 크게 벌리기 때문에 출혈, 통증이 심하고 회복 기간이 길 수밖에 없다. 양방향 내시경은 상처가 작고 근육 손상을 최소화해 2∼3일 입원으로 충분한 경우가 많다. 기존 절개 수술 수준으로 충분한 감압을 하면서도 조직 손상은 훨씬 적다는 점이 장점이다.”

―수술 시간과 회복 과정은 어떤가.

“1마디 협착증이라면 30분 안에 끝나는 경우가 많다. 부분마취로도 가능해 심장·폐 기능이 약한 고령층에게 특히 유리하다. 수술 당일 또는 다음 날부터 걸을 수 있고 평균 입원 기간은 2∼3일이다. 60∼70대는 물론이고 전신 상태가 허락하면 80∼90대도 충분히 수술받을 수 있다.”

―수술 후에 재활도 필요한가.

“근육 손상이 적어 별도의 집중 재활이 필요한 경우는 드물다. 통증이 줄어들면 걷기 위주로 활동량을 천천히 늘리면 된다. 다만 수술 후 초기에는 허리를 젖히는 동작이나 무거운 물건 들기는 피해야 한다.”

―수술 후에도 통증이 남는 경우는 왜 생기나.

“신경이 오랫동안 눌린 상태였다면 이미 손상이 진행돼 있어 회복이 더딜 수 있다. 수술을 잘해도 일부 저림 증상이 남는 이유다. 한 분절을 수술했더라도 위아래 분절에서 새 협착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서 증상이 나타나면 몇 년씩 버티지 말고 초기에 치료받는 것이 중요하다. 신경 기능이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수술대에 올라가면 예후가 기대만큼 좋지 않을 수 있다.”

―양방향 내시경에도 한계가 있나.

“물론이다. 심한 변형, 고도 불안정성이거나 다분절 유합이 필요한 경우에는 여전히 절개 수술이 적합하다. 내시경은 수술 숙련도가 매우 중요한 분야이기 때문에 경험 많은 전문의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환자에게 당부의 말이 있다면….

서울바른병원 내부 전경.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허리가 아파서 지나치게 안 움직이는 것도 문제지만 신경이 눌려 다리가 저린데도 ‘운동으로 극복하겠다’며 등산이나 장시간 걷기를 하는 건 오히려 신경 자극을 더 심하게 만든다. 운동은 병의 원인을 해결한 뒤에 해야 한다. 신경 압박을 풀어주고 그다음에 허리를 지지하는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순서가 맞다. ‘나이가 들어서 그렇겠지’ 하며 몇 년씩 참다가 병을 키우지 말고 걸을 때 다리가 저리고 땅기면 조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길 바란다.”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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