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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CCTV에 내가 있었더라…대화 내용은 기억 안 나”

입력 | 2025-11-24 16:56:00

계엄 선포문 본적 없다더니…“헌재서 위증” 시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을 적극적으로 말리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방조,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사건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11.24. 뉴스1


내란 주요 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계엄에 반대했다”고 재차 재판에서 주장했다. 앞서 탄핵 심판에선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던 한 전 총리는 계엄 당일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이 새롭게 공개되자 “내가 헌재에서 위증했다”며 자신의 진술을 뒤집기도 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재판에 출석한 한 전 총리는 특검 측의 피고인 신문에 답하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3일 행적을 묻는 특검의 질문에 “‘주위에 알리지 말고 들어와 달라’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전화를 받고 대통령실로 갔다. 통화에선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대화는 없었다”고 답했다.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들은 한 전 총리는 “깜짝 놀라 대외신인도가 떨어지고 경제가 망가질 수 있어 윤 전 대통령을 만류했다”고 한다. 반대라는 단어를 쓰진 않았지만 재고해 달라는 취지로 말했다는 게 한 전 총리 측 주장이다.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한 것도 더 많은 국무위원들의 입을 통해 계엄을 반대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특검이 대통령실 CCTV를 토대로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 담긴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읽는 모습에 대해 묻자 그는 “사후적으로 보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선포문을 복사해서 나눠 줄 때 CCTV에 내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증언했다. 국무회의에서 오간 대화나 문건에 대해서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담화문 포고령 등을 본 적이 없다’고 말한 데 대해선 “제가 위증을 했다”고 인정했다. 사후 계엄선포문 작성 의혹에 대해 “(비상계엄이) 해제됐기 때문에 프리하게 생각했다. 서류로서 갖추려 한 거라기보다는 박물관에 두듯이 생각했다”고 특검 조사에서 진술한 사실도 이날 드러났다. 한 전 총리는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정치적 역사적 책임을 느낀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26일 한 전 총리 측의 최후 진술과 검찰의 구형을 듣고, 내년 1월 중 선고하기로 했다.

이날 재판부는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에 대한 감치 처분을 다시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장관은 19일 열린 한 전 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왔다. 당시 재판부는 김 전 장관 측 이하상 변호사 등의 동석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들이 방청석에서 소란을 벌이자 감치 15일을 선고했다. 다만 서울구치소가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수용을 거부하면서 실제 감치가 집행되지는 않았다. 이날 김 전 장관 측 변호인단은 감치 처분을 내린 이진관 부장판사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와 불법 감금 혐의로 고발했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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