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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 입성’ 르세라핌, 독기·결기 넘어 총기·열기·온기

입력 | 2025-11-20 07:25:28

[르세라핌 도쿄돔②]
데뷔 3년6개월 만에 입성한 도쿄돔 현장 인터뷰
“팬덤 ‘피어나’가 도쿄돔에 데려다줘”
양일 간 8만명



ⓒ뉴시스


“저희가 데뷔부터 꿈꿔온 무대예요. 저희가 열심히 해서 왔다기 보다는 정말 ‘피어나’(르세라핌 팬덤) 분들이 보내준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정말 피어나에게도 잊지 못하는 공연을 만들어주자’ 다짐하고, 진짜 열심히 준비를 했습니다. 평생 이 이틀을 잊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너무 큰 무대여서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허윤진)

19일 오후 일본 도쿄돔 대기실. 전날 이곳에 첫 입성해 3시간 넘게 ‘에네르기’(에너지)를 다 소진하며 ‘미친 무대’를 선보인 K-팝 4세대 간판 걸그룹 ‘르세라핌’ 멤버들은 전혀 피곤한 기색이 없었다. 전날과 이날 양일 간 팬덤 ‘피어나’ 8만명이 운집한 것 자체에 감격하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르세라핌은 데뷔 3년6개월 만에 도쿄돔에 입성해 그간 뚝심 있게 쌓아온 탄탄한 라이브 실력을 증명했다. 자신들이 이곳에 입성한 것에 대한 당당한 당위성을 부여했다. 최근 K-팝 팬층이 그간 주로 소비해온 젊은 여성을 비롯 남녀노소로 외연을 확장하고 있는데, 이날 도쿄돔에 모인 다양한 연령대가 이 흐름을 확인시켜줬다.

무엇보다 대형 공연장이라, 르세라핌이 데뷔 초창기에 보여준 독기·결기를 넘어 가지게 된 총기(聰氣)·열기·온기까지 가득 담아낼 수 있었다.

다음은 “오래전부터 꿈꿔왔던 도쿄돔 공연인 만큼 설레기도 하면서 긴장도 되고 책임감도 생겼다”(김채원)는 멤버들과 두 번째 공연날 직전 국내 언론과 만나 나눈 일문일답.

-전날 공연을 잘 마쳤는데요.
“정말 많은 피어나 분들이 관객석을 다 채워주신 걸 보고 너무너무 깜짝 놀랐어요. 어제 실감이 딱 났습니다. 몇몇 피어나 분들은 ‘르세라핌 덕분에 도쿄돔에 처음 가본다’고 말씀 주셨어요. 그런데 저희가 피어나 덕분에 도쿄돔에 올 수 있게 됐으니 정말 더 감사드립니다.”(김채원)

-어제 무려 3시간 넘게 팬들에게 많은 말을 전하고 신나게 무대를 했는데요. 어떤 점이 그렇게 좋았나요?

“저희가 2년 전에 시상식 참여로 도쿄돔 무대를 해본 적이 있는데 ‘여기에 피어나만 있으면 어떤 기분일까’ 멤버들과 얘기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이뤄지니까 흥분하기도 했고 감동을 많이 받았습니다.”(사쿠라)

-전날 도쿄돔 공연 끝나고 멤버들끼리 나눈 이야기 있어요?

“저희는 어떤 공연이든 끝나면 항상 피드백을 나눠요. 오래 꿈꿔왔던 무대인 만큼 오늘 더 완벽한 공연을 만들기 위해 보완할 걸 서로 얘기하고 ‘잘 마무리하자’는 얘기를 나눴습니다.”(김채원)
-물론 다른 멤버들도 도쿄돔이 특별하지만 특히 사쿠라 씨와 카즈하 씨는 일본 출신인 만큼 도쿄돔 입성이 더 남다를 거 같습니다.

“도쿄돔이라는 것이 정말 저와 멀리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새로운 길에 도전(발레를 하다 K-팝 가수로 전향)하고 나서 개인적으로는 빨리 이렇게 큰 무대에 서게 됐다고 생각합니다. 전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멤버들과 항상 응원해주시는 피어나 분들 덕분입니다.”(카즈하)

“이전 도쿄돔 무대에 섰던 게 벌써 11년 전(사쿠라는 지난 2014년 8월 일본 걸그룹 ‘AKB48’ 사단의 ‘HKT48’ 멤버로 ‘AKB48 그룹 도쿄돔 콘서트~ 하지마? 하지마? 절대 졸업발표 하지마~’ 공연에 참여)이에요. 그 때는 제가 아무것도 모른 채 선배님들을 따라갔던 느낌이었어요. 이후 오랫동안 아이돌을 하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이번 도쿄돔 공연은 제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사쿠라)

-가수들에게 도쿄돔 공연은 어떤 의미가 있어요?

“진짜 쉽게 못 오르는 곳이에요. 일본은 부도칸을 시작으로 가수들에게 성장 단계별로 오르는 공연장이 있거든요. 도쿄돔은 진짜 꿈을 이루는 곳이죠. 그런 곳에 저희가 데뷔 3년 만에 오른 건 정말 빠르다고 생각해 너무 감사드립니다.”(사쿠라)
-도쿄돔 공연 계획이 처음 발표됐을 때 굉장히 감격해 펑펑 눈물을 보이기도 했어요.

“시간이 좀 지나서 ‘왜 그렇게 울었을까?’ 생각을 해보면 모두에게 꿈이 있지만 ‘달려오면서도 거기까지 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도 많았거든요. 동시에 진짜 너무 간절하게 가고 싶다라는 생각도 있었죠. 그런 생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면서 ‘결국 해냈구나’라는 생각에 팬분들 앞에서 여러 가지 감정의 눈물이 났던 것 같아요. 그렇게까지 펑펑 울 계획은 없었거든요. 하하.”(홍은채)

-이른 질문 같지만 계속 성장할 단계를 미리 계획하는 르세라핌인 만큼, 다음 스텝을 이미 준비 중일 거 같습니다.

“진짜 피어나랑 함께 있다면 어떤 것이라도, 다음에 또 다른 꿈이 생길 수도 있겠다라는 희망이 있어요. 뭐든지 할 수 있겠다라는 긍정적인 마음입니다.”(홍은채)

-요즘에 멤버분들의 노래, 퍼포먼스에 대한 칭찬이 더 늘었습니다.
“그런 걸 보면 더 책임감이 생겨요. 저희가 늘 성장하고 더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목표죠. 어떤 것에 너무 연연하지 않고 떳떳한 우리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그런 말씀을 해주실 때 더 열심히 해야겠다라는 에너지가 생깁니다.”(허윤진)

-최근 발표한 ‘스파게티(SPAGHETTI)(feat. j-hope of BTS)’가 큰 화제가 됐습니다.

“‘스파게티’ 준비할 때부터 저희끼리 재밌었어요. 그 만큼 마음들이 다 잘 닿은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재밌어 하시고 새롭게 다가간 것 같아요. 도전들도 많이 했거든요.”(김채원)

-팬층이 확장하고 있어요. 성별 구분 없이 연령대도 다양해요.

“할아버님들도 와서 응원을 해주시고 어린 아이들도 많이 있어요. 다양한 연령대의 분들에게 ‘저희 마음이 닿았구나’라고 생각을 하면 신기해요. ‘진심들이 누구한테나 다 좋나 보다’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진실한 마음으로 활동을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김채원)
-멤버들 관계가 돈독한 것도 팬 분들이 좋아하는 이유로 꼽더라고요.

“살아온 배경이 놀라울 정도로 너무너무 다른 5명인데 우리까지 잘 맞는 게 신기할 정도예요. 도쿄돔 공연을 하면서 ‘다들 한 마음으로 열심히 달려왔구나’를 다시 한 번 느꼈어요. 항상 바라보고 가는 길이 같고, 그 과정에서 저희끼리 대화도 많이 하면서 더 돈독한 사이가 됐죠. 많은 분들도 그걸 알아봐 주시고 저희의 이런 케미를 좋아해 주시죠.”(홍은채)

-피어나는 르세라핌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이번 싱글 수록곡이 ‘펄리즈(Pearlies)(My oyster is the world)’에요. 부제 제목을 데뷔 앨범 수록곡 ‘더 월드 이즈 마이 오이스터(The World Is My Oyster)’ 제목과 반대말로 지었어요. 이전 곡 제목엔 ‘세상은 나의 것이다. 내가 정복하고 내가 나의 것으로 만들 거다’라는 당참을 담았는데, 이번 곡은 ‘내가 가진 것이 곧 세상이다. 내가 가진 것이 내 전부다’라는 의미죠. 그래서 피어나를 위한 곡입니다. 조개 안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엄청난 고통이 따르지만, 결국 진주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어떤 일이 있어도 그게 곧 좋은 경험이 될 거고, 정말 지혜로운 나만의 진주가 될 거다라는 마음으로 곡을 썼습니다.”(허윤진)

-요즘 르세라핌을 보면 이전 독기가 좀 빠지고 요즘 삶을 재기로 풀 줄 아는 총기가 보여요. 이렇게 유머가 넘치고 위트가 있는 멤버들이라는 걸 새삼 느낍니다. 그래서 피어나도 더 행복해하는 것 같아요.

“확실히 이번 앨범에서 저희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 메시지를 좀 더 유머스럽게 풀었죠. 사실 저희는 되게 밝고 재밌고, 저희끼리 너무 잘 논단 말이에요. 그래서 이번에 그런 매력도 보여주면 좋겠다고 해서 좀 재미있게 풀어나갔습니다. 저희 색 독기가 빠졌다기보다는 더 다양한 매력들이 더해져서 더 다채로운 팀이 됐어요.”(허윤진)

[도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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