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경영목표 달성시 지급 “美 연간 국방예산과 맞먹는 금액” 성사땐 머스크 지분율 25% 넘길듯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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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향후 10년간 경영 목표를 달성할 경우 1조 달러(약 1450조 원) 상당의 주식을 보상받는 안건이 테슬라 주주 총회를 6일(현지 시간) 통과했다. 머스크가 이 같은 보상을 받을 경우 현재 약 13%인 그의 테슬라 지분은 25% 이상으로 높아지게 된다. 블룸버그통신 등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CEO 보상안이며 미국의 연간 국방 예산과 맞먹는 금액이라고 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의 테슬라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총에 참석한 주주의 75%가 머스크에 대한 보상안에 찬성했다. 테슬라 이사회가 설계한 이 보상안은 머스크가 정해진 경영 목표를 2035년까지 달성할 경우 테슬라 전체 보통주의 약 12%에 해당하는 4억2300만여 주를 12단계에 걸쳐 지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보상안에 대한 표결은 회사의 리더인 머스크는 물론이고 테슬라의 향후 중심 사업을 (전기차에서) 휴머노이드 로봇과 인공지능(AI)으로 옮기려는 그의 비전에 대한 평가전(referendum)으로 여겨졌다”고 진단했다. 머스크가 보상을 받으려면 현재 약 1조5000억 달러 규모인 테슬라의 시가총액을 6배 수준인 8조5000억 달러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또 테슬라 차량 2000만 대 판매,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구독 1000만 건, 휴머노이드 로봇 100만 대 판매,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 100만 대 상업 운행 등의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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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보상안에 대한 반대 목소리도 나왔다. 특히 테슬라 지분의 약 1.2%를 보유했고, 상위 10대 주주에 속하는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편 머스크는 이날 주총에서 테슬라의 차세대 AI 칩을 한국의 삼성전자 공장, TSMC의 대만·텍사스·애리조나주 공장에서 생산할 계획도 밝혔다. 또 “최상의 시나리오로 칩 생산량을 추산해도 여전히 부족하다”며 “테슬라 ‘테라 팹’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의 자체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을 시사한 것이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