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 AX 비전 선포식에서 공개된 비전 선언문. 숭실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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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실대(총장 이윤재)가 대학 최초로 ‘AI 대학’을 신설하며 인공지능(AI) 혁신의 본격적인 문을 열었다. AI를 단순한 기술 교육이 아닌 대학의 정체성과 교육 철학의 중심에 두겠다는 결단이었다. 숭실대는 AI가 사회 전반을 이끄는 ‘초지능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과 연구의 구조 자체를 AI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AI 대학은 전공 간 연계를 강화하고 학문 융합형 교육을 체계적으로 구축했다. 인문·사회·공학 등 전 분야에서 학생들이 AI 기초 역량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설계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개방형 학습 환경을 마련해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전공의 한계를 넘어 실무 중심의 AI 역량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총장은 “AI는 대학 교육의 새로운 문해력(AI Literacy)”이라며 “모든 전공의 학생이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과 구조를 완전히 재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또 “AI는 지식을 가르치는 도구가 아니라 지식을 새롭게 정의하는 언어”라며 “숭실대는 AI를 통해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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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대학 설립에 이어 교육·연구·행정 전반의 AI 전환을 총괄하기 위해 ‘AI 위원회’를 신설했다. AI 위원회는 단순한 자문기구를 넘어 대학의 AI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AI 발전 방향을 기획하고 성과도 관리한다. 또 산학협력과 연구 생태계 확대를 지원하며 정기 세미나와 콜로키움을 통해 교내외 학술 교류를 촉진한다.
행정 서비스 전반에도 AI를 활용하도록 정책을 수립하고 AI 거버넌스와 윤리 정책을 마련해 책임 있는 AI 활용 기준을 제시한다. 나아가 학부와 대학원의 AI 인재 양성 로드맵을 실행하고, 정부 및 민간 재정지원사업의 기획과 관리를 통해 대학의 AI 역량 강화도 뒷받침한다. 초대 위원장으로는 임종인 고려대 명예교수가 위촉됐다. 임 위원장은 AI 보안과 정책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숭실대와 함께 학문 융합형 AI 교육 모델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AX 비전 선포, AI 혁신 대학의 새로운 도약
AI 혁신 기반 구축 노력이 17일 열린 ‘AX(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 비전 선포식’으로 이어졌다. 이날 숭실대는 AI 중심의 교육·연구·산학협력 비전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며 ‘AI 혁신 대학’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AX 비전에는 ▲전 구성원 AI 인프라 제공 ▲산학협력 기반 AI 실무교육 강화 ▲AI 윤리 및 책임 교육 내재화 등 3대 핵심 방향이 담겼다. 특히 이번 선포식에서는 AI 부트캠프 참여기업 15개사와의 산학협력 협약 및 GPU 클러스터 기증식이 함께 진행됐다. 산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AI 교육 생태계 구축이 본격화됐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AI 부트캠프’와 ‘AI 프로젝트 랩’이다. 두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산업 현장에서 실제 데이터를 다루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무 중심 교육 과정으로, 대학과 기업이 함께 AI 인재를 양성하는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총장은 “기술 위에 인간을 세우는 교육, 기술을 통해 공동체를 잇는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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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7년 국내 최초의 근대 대학으로 출발한 숭실대는 교육의 새 방향을 계속 제시해왔다. 1969년 한국 최초로 전자계산학과를 개설하며 IT 교육의 초석을 닦았다. 이제 AI시대의 혁신을 선도하려 한다.‘AI 대학·AI 위원회·AX 비전’으로 이어지는 숭실대의 행보는 단순한 시스템 개편이 아니라 ‘AI로 교육의 미래를 다시 쓰는 대학’의 실험이다. 이 총장은 “AI는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숭실의 대답은 명확하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교육’이 있다”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