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에너지 장비 기업 지앤비에스 에코 박상순 회장(65)은 (사)한국SS스포츠진흥협회를 만들어 테니스 유망주를 키울 기대에 부풀어 있다. 그는 “난 테니스로 다시 태어났다. 건강도 되찾았고, 그 덕분에 사업도 많이 성장했다. 테니스에 큰 신세를 진 것이다. 그래서 그 고마움을 다시 테니스에 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박상순 지앤비에스 에코 회장이 경기 남양주체육문화센터 테니스코트에서 날아오는 공을 받아넘기고 있다. 2015년 극심한 스트레스를 떨치기 위해 다시 테니스를 치기 시작한 박 회장은 “테니스로 건강도 되찾고 사업도 성장했다”며 테니스 유망주 지원 사업에도 나섰다. 남양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한 3년 넘게 시달리다 보니 그때 저를 만난 사람들이 다 ‘얼굴이 왜 그렇게 망가졌냐?’고 걱정했었죠. 제가 봐도 얼굴이 엉망이었어요. 만병의 근원이 스트레스였습니다. 건강 관련 TV 프로그램을 봐도 그랬습니다. 당시 제가 1980년대 후반 서울 송파에 신혼살림을 차릴 때 테니스를 시작했던 기억이 떠올랐죠. 2015년쯤 그 시절 함께 했던 형님을 찾아가 다시 라켓을 잡아야겠다고 했고, 함께 테니스 치면서 저를 다시 찾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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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순 지앤비에스 에코 회장이 경기 남양주체육문화센터 테니스코트에서 날아오는 공을 받아넘기고 있다. 남양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박 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축구 등 뛰어노는 것을 즐겼다. 사회생활 하면서 잠시 잊었지만, 결혼한 뒤 테니스 치는 처남들을 보며 라켓을 잡았다. 송파에 있는 테니스동호회에 가입해 개인 지도까지 받으며 쳤다. 회사에 다니다 보니 주중보다는 주말에 몰아서 쳤다. 1990년 말부터는 사업상 골프 칠 일이 많아 한동안 테니스를 사실상 잊고 살았다.
박상순 회장(가운데)이 지인들과 테니스를 치다 자세를 취했다. 박상순 회장 제공.
테니스를 다시 시작한 뒤에는 골프는 어쩔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치지 않고 공휴일과 주말에는 테니스코트로 달려간다. 집이 경기 성남시 판교인데 그 일대는 테니스코트가 없어 서울 송파로 이동해 치고 있다. 사업상 해외 출장이 많은데 공휴일과 주말 전날이나 당일 새벽에 돌아오는 일정으로 잡고, 귀국한 뒤 코트로 향한다.
박상순 회장(오른쪽에서 네 번째)이 지난해 중국 상하이에서 ‘제5회 박상순배 아시아투어 테니스대회’를 개최하며 참가자들과 카메라 앞에 섰다. 박상순 회장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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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회장은 테니스를 통한 사회공헌 활동도 시작했다. 2022년 고교 2학년이던 테니스 유망주 명세인(20)을 2년간 2억 원을 후원했다. 명세인은 세계 투어를 뛰며 세계 주니어순위를 끌어 올려 미국 대학의 손짓을 받았고, 캘리포니아주립대를 거쳐 스탠퍼드대에 진학했다. 명세인은 박 회장 지인의 딸로 어릴 때부터 지켜보며 ‘새로운 사업을 시작해 성장하면 후원해 주겠다’고 했고, 회사가 2021년 코스닥에 상장된 뒤 약속을 지킨 것이다. 박 회장은 투자한 결과가 좋게 나타나 너무 기뻤다. 박 회장이 한국SS스포츠진흥협회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테니스 유망주를 키울 계획에 나선 이유다. 개인 후원을 하면 양도 세금도 많이 내야 하고 세제 혜택도 없었다.
박상순 회장이 테니스를 치고 있다. 박상순 회장 제공.
박 회장은 이 단체를 통해 테니스 유망주들을 지원하면서 동시에 수도권 일대 보육원에서 테니스 교육 사업도 병행한다. 경기 의왕시 안성시 등 보육원 후원도 하고 있는데 지켜보면서 새롭게 얻은 아이디어다.
“보육원의 아이들은 만 19세가 되면 정착 지원금 1000만 원을 받고 퇴원해야 하는데 대부분 자립해 사회에 적응하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테니스 유망주를 발굴해 선수로 육성하며 지도자 교육을 하려고 합니다. 레슨 코치가 되면 그래도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어 독립에 도움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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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순 회장이 경기 남양주체육문화센터 테니스코트에서 라켓과 공을 들고 밝게 웃고 있다. 남양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남양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