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진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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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지수 랠리를 이끄는 것은 외국인투자가들이다. 9, 10월 외국인투자가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2조 원 이상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 매수가 본격화된 5월을 시작점으로 시계열을 늘려보면 순매수 규모가 약 21조 원으로 커진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대거 국내 주식을 순매도하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그동안 상승 폭이 컸던 반도체·원전·방산 주도주가 순매도 상위에 포진되어 있다. 반면 지난달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1위는 지수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다.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데,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인투자가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두산에너빌리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한국 시장의 반도체·방산·원전 주도주를 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수 기업이 상승한다는 보장은 없지만, 코스피가 대세적으로 상승할 때 외국인투자가들이 대규모 순매수를 보였던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했던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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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유동성에 의해 자산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위험하다. 실적 증가 없는 주가 상승은 사상누각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우리 시장이 유동성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구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시장의 기초 체력이 나쁘다면 외국인투자가들이 들어오지 않을 텐데, 한국 주식·채권을 지속적으로 순매수하고 있다는 것이 그 근거다. 16일 기준 외국인투자가들의 국내 채권 잔액은 연초 266조 원에서 314조 원으로 증가했고, 코스피에서는 5월부터 현재까지 약 21조 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관세 불확실성 해소 기대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기업 실적의 바로미터인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관세 우려에도 불구하고 9월 우리나라의 수출은 66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했다. 꾸준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와 범용 반도체 가격 상승이 수출 호조의 핵심이다. 여기에 관세 협상 타결로 자동차 수출까지 살아난다면 금상첨화다.
코스피는 올해 글로벌 주요 증시 중 가장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6월 필자가 기고했던 대로 강세장은 대중의 의심 속에서 시작되어, 모두가 열광할 때 막을 내린다. 지금은 많이 올랐다고 하락을 예상하는 것보다 상승의 원인을 파악하고 향후 실적이 추가 개선될 기업에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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