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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내신 9→5등급 완화뒤 상위권 동점 속출 ‘변별력 논란’

입력 | 2025-10-20 03:00:00

일반고 평균성적, 작년보다 3점 상승
A등급 23.7%… 절반은 1등급 못받아
대입서 원점수 참고 대학 늘어날듯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3일 오전 대구 중구 경북여자고등학교에서 3학년 학생들이 막바지 시험공부를 하고 있다. 2025.9.3 뉴스1


올해 내신 5등급제로 바뀐 일반고 1학년 1학기 성적 평균 점수가 9등급제였던 지난해보다 3점 상승하고, A등급(학업성취도 90% 이상) 비율도 3.2%포인트 오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A등급 비율은 23.7%에 달해 절반 이상은 A등급이라도 1등급(상위 10% 이내)을 받지 못한다. 내신이 5등급제로 완화되면 변별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는데, 상위권 성적 인플레이션이 현실화된 것이다.

19일 종로학원이 학교알리미에서 전국 1781개교(일반고 1693곳, 특수목적고 및 자사고 88곳)의 고교 1학년 1학기 5개 교과(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평균 점수를 분석한 결과 일반고가 70.1점으로 지난해 1학기(67.1점)보다 3점 상승했다. 서울권 학교는 지난해보다 2.6점, 경인권 3.9점, 지방권은 2.7점 올랐다.

일반고 A등급 평균 비율도 23.7%로 지난해(20.5%)보다 3.2%포인트 상승했다. A등급은 보통 학업성취도 90점 이상이면 받을 수 있는 만큼, 원점수가 높아진 학생이 지난해보다 많아졌다는 의미다. 시험 평균 점수와 A등급 비율이 모두 상승했다는 것은 고교학점제가 처음 도입된 올 1학기 내신이 지난해보다 쉬웠다고 분석할 수 있다.

A등급 비율은 서울권이 지난해보다 2.5%포인트, 경인권 5.8%포인트, 지방권이 2.1%포인트 올랐다. 특목고와 자사고 A등급 비율은 일반고(23.7%)보다 더 높았다. 과학고 58.3%, 국제고 50.8%, 전국단위 자사고 49.1%, 지역단위 자사고 46.8%, 외국어고 41.8%였다. 현재 고교 1학년부터 내신 1등급은 상위 10%까지 받을 수 있어 일반고는 A등급 학생 절반 이상이, 과학고는 4분의 3 정도가 1등급을 받지 못한다.

내신 A등급을 받아도 1등급(상위 10%), 2등급(상위 34%) 등으로 나뉘는 만큼 대학들이 입시에서 어떻게 반영할지 관심사다. 입시업계에서는 대학이 내신 등급뿐 아니라 원점수도 의미 있게 살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내신 등급이 9등급에서 5등급으로 완화됐는데 동일 등급을 동점으로 평가하면 학교 간 내신 격차를 반영하기 어려워 원점수도 참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현장에서는 시험 문제를 출제하는 데 고민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내신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렵게 출제했다가 원점수가 낮아져 학부모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 서울 지역의 한 학부모는 “내신이 대입에서 어떻게 반영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는데, 아이 학교만 지나치게 내신이 쉽거나 어려우면 민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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