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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 57년 만에 中 무역 뱃길 열린다

입력 | 2025-10-20 03:00:00

‘무역항’ 지정 후 첫 정기 국제 노선
수산물-삼다수 등 10TEU 수출
경유 필요 없어 물류비 62% 감축



18일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제주산 수산물과 삼다수를 실은 컨테이너가 중국 칭다오행 화물선에 선적되고 있다. 제주도 제공


제주항에 57년 만에 첫 국제 정기 컨테이너선이 입항했다. 물류비는 62% 절감되고 운송 시간은 최소 2일 단축돼 제주 기업들의 수출입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8일 제주항 국제여객터미널에서 ‘제주-칭다오 정기 컨테이너선 첫 입항식’을 개최했다.

첫 입항 선박인 ‘SMC 르자오’호에는 페트칩, 기계 장비 등 약 4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대분)의 수입 화물이 실렸으며, 제주에서는 수산물 가공품과 삼다수 등 10TEU 규모의 제품이 중국으로 수출된다. 르자오호는 길이 118m, 폭 20.8m로, 712TEU 적재 능력을 갖췄다. 또 냉동 콘센트 109개를 보유해 신선식품과 냉장 화물 운송에 적합하다.

이번 항로 개설은 1968년 제주항이 무역항으로 지정된 이후 57년 만의 첫 정기 국제항로 개설이다. 해양수산부가 올해 7월 말 항로 개설을 승인하고, 8월 운영 선사를 확정한 뒤 10월 초 운항계획 신고 절차를 마치면서 본격 운항에 들어갔다. 새 항로는 매주 월요일 칭다오에서 출발해 수요일 제주에 도착하고, 토요일 다시 칭다오로 복귀하는 일정으로 운영된다.

제주도는 항로 개설로 물류비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부산항 경유 시 컨테이너(1TEU)당 204만 원이던 물류비가 직항 이용 시 77만 원으로 62%(127만 원 인하) 줄어든다. 운송 시간도 최소 2일 단축된다.

또한 인천항 등 기존 항만을 거치지 않고 중국산 건축자재를 직수입하고, 제주산 생수와 화장품을 직수출할 수 있게 됐다. 이와 함께 하역 장비 운영, 보세구역 관리, 선박 입출항 지원 등과 관련한 일자리 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제주는 천 년 전 탐라 시대부터 바다를 통해 세상과 소통해 온 해상왕국의 정신을 품은 섬”이라며 “제주∼칭다오 항로 개설은 탐라의 DNA를 이어받아 다시 한 번 바다를 길로 만드는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항로 개설로 제주 기업의 물류비가 60% 이상 절감되고, 중국과 동남아 시장 진출이 한층 가까워질 것”이라며 “제주 신항 개발과 연계해 제주항을 동북아 해상물류의 핵심 거점으로 육성하고, 지역 기업이 세계로 뻗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자오보 산둥원양해운그룹 동사장은 “아름다운 제주의 계절에 제주∼칭다오 정기 항로 개설이라는 뜻깊은 자리에 함께하게 돼 매우 영광”이라며 “이번 항로 개설은 양 지역 간 물류뿐 아니라 경제와 문화까지 잇는 새로운 다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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