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엔터·암호화폐 사업으로 알려졌지만 실제론 외국인 감금해 온라인 사기 강요 美, 21조원 비트코인 압류하고 총수 기소
캄보디아 웬치 내부. 독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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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영국 정부가 캄보디아에 ‘웬치(범죄단지)’를 차려놓고 외국인을 불법 감금해 온라인 사기를 강요한 중국계 범죄조직 프린스그룹에 대해 전방위 제재에 착수했다.
14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는 프린스그룹을 초국가적 범죄조직으로 규정하고, 그룹을 이끄는 천즈(陳志·38) 회장과 사업체를 상대로 146건의 제재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영국 외교부도 이날 천즈와 프린스그룹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다. 영국은 프린스그룹과 연계된 레저·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는 진베이그룹과 이들과 연계된 암호화폐 플랫폼 바이엑스거래소 등을 제재 대상에 올렸다.
미국과 영국은 프린스그룹이 캄보디아에 최소 10개의 온라인 사기(스캠)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가짜 구인 광고로 외국인들을 유인해 감금, 고문한 뒤 온라인 사기를 강요하는 수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 양국은 프린스그룹의 미국 및 영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천즈가 소유한 약 150억 달러(약 21조 원) 상당의 비트코인 12만7271개를 몰수할 예정이다. 미 법무부는 천즈를 온라인 금융사기 및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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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스그룹이 운영하는 범죄단지인 ‘태자(太子) 단지’엔 한국인들도 감금돼 피해를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태자 단지에서 이뤄진 피싱 등 한국인 피해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이라며 “프린스그룹과 연계 가능성은 의심되나, 연계와 관련된 명확한 증거자료는 확보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