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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마 등 ‘4대 난제’ 사업 속도전

입력 | 2025-10-15 03:00:00

은마아파트 5893채로 재건축
구룡-창신-백사 정비도 본궤도
2031년 내 서울 31만채 공급 계획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 현장을 찾아 브리핑을 듣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은마아파트를 49층, 5893채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하기로 했다. 서울시 제공


강남권 대표 노후 아파트인 ‘은마아파트’의 재건축이 확정되면서 장기간 표류하던 서울 시내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본격적인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은마아파트를 비롯해 구룡마을, 종로구 창신·숭인동, 노원구 백사마을 등 이른바 ‘4대 난제’로 불렸던 도시정비사업이 모두 추진 궤도에 오르면서, 서울시는 규제 완화와 절차 간소화를 통해 전역의 주택 공급 확대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 49층, 5893채 규모로 재탄생

서울시는 13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를 49층, 5893채 규모의 대단지로 재건축한다고 밝혔다. 1979년 준공된 은마아파트는 노후화로 인한 안전 문제와 열악한 주거 환경에도 불구하고, 층수 규제 등 각종 인허가 절차에 막혀 10여 년간 사업이 지연돼 왔다. 재건축 논의가 본격화된 지 20여 년 만에 사업이 확정된 셈이다.

전환점은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 이후 마련됐다. 오 시장이 규제 완화와 신속한 인허가를 골자로 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제도를 본격화하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탔다. 특히 2023년 높이 제한이 폐지된 이후 올해 1월 은마아파트의 신통기획 자문이 신청됐고, 불과 8개월 만인 9월 초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하면서 재건축이 본격화됐다.

서울시는 ‘신통기획 시즌2’를 통해 재건축 기간을 기존 18.5년에서 12년으로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구역 지정 기간 역시 기존 5년에서 2년으로 줄어들면서 사업 추진 속도가 크게 향상됐다. 은마아파트는 시즌2의 첫 수혜 사례로 꼽힌다. 시는 이를 시작으로 여의도, 목동, 성수 등 주요 지역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여 2031년까지 서울 전역에 총 31만 채, 강남권에만 2만5000채를 공급할 계획이다.

● 구룡마을 등 장기 정비사업 궤도 올라

은마아파트 재건축 확정으로 오랜 기간 정체돼 있던 서울의 ‘4대 난제’ 개발 사업이 모두 해소 단계에 들어섰다. 우선 강남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은 내년 하반기 본격적인 주택단지 공사에 착수해 2029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구룡마을은 1970, 80년대 강남 개발 당시 철거민 등이 모여 형성된 무허가촌으로, 10년 넘게 사업이 지연돼 왔다. 하지만 최근 사업구조가 확정되면서 최고 29층, 3739채 규모의 친환경 주거단지로 변신할 예정이다.

종로구 창신·숭인동 일대도 지난해 12월 신통기획 대상지로 선정되며 재개발 절차에 돌입했다. 서울의 대표적 노후 지역으로 꼽히는 이 일대는 낙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생활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향으로 정비가 추진된다. 노원구 백사마을 역시 사업성 개선을 통해 분양과 임대주택 구분 없이 ‘소셜믹스’ 방식으로 재정비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앞으로도 현장 중심 행정을 강화하고 불필요한 규제를 줄여, 지연된 정비사업의 추진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오 시장은 7월 15일 광진구 자양4동 재개발 지역을 시작으로 목동 6단지, 문정동 미리내집, 미아2구역 재정비촉진지구 등 주택 현장을 총 12차례 직접 찾아 진행 상황을 점검했다. 오 시장은 8일에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집이 있는 서울, 그 첫 번째 퍼즐은 강북”이라는 글을 올리며 강북 재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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