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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속 한덕수, 尹 계엄 지시 문건 읽고 일부 국무위원에 전화

입력 | 2025-10-14 03:00:00

내란 재판서 대통령실 영상 공개
‘계엄 보고 안받아’ 韓주장과 배치
이상민과 문건 논의 모습도 담겨



그날밤 대통령실, 문건 주고받고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 심리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 2차 공판에서 특검이 제시한 12·3 비상계엄 당일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 영상 화면에 한 전 총리(오른쪽)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계엄 관련 문건을 주고받고 있는 모습이 재생되고 있다. 법원 공판 중계 화면 캡처


12·3 비상계엄 당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받아 든 채 대통령 집무실을 나서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엔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정족수를 채우려 일부 국무위원들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 역시 포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진관)는 13일 내란 우두머리 방조 등의 혐의를 받는 한 전 총리에 대한 두 번째 재판을 열었다. 이날 법정에선 ‘3급 군사기밀’인 계엄 당일 대통령실 5층 대접견실 내부와 외부 복도 등이 촬영된 폐쇄회로(CC)TV 영상이 재생됐다. 지난해 12월 3일 오후 5시 59분부터 다음 날인 4일 오전 10시 전후 총 32시간 분량의 영상으로,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이날 재판에서 주요 부분만 편집해 파워포인트를 통해 20분가량 재생하는 방식으로 공개했다. 앞서 특검이 기밀 해제 절차를 밟아 재판부가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영상에는 지난해 12월 3일 오후 9시 10분경 한 전 총리가 두 종류의 문건을 들고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오는 모습이 담겼다.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들은 직후였다. 한 전 총리와 함께 집무실에 들어간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 등도 문건을 든 채 나왔다. 이들은 오후 9시 47분경 대접견실에 앉아 이 문건들을 돌려봤다. 그동안 한 전 총리는 “계엄 관련 보고를 받은 적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어 오후 10시 44분경 한 전 총리가 상의 안주머니에서 또 다른 문건을 꺼내 읽는 듯한 모습도 공개됐다. 특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총리에게 특별지시사항 문건을 줬다고 했다. 해당 문건이 특별지시사항 문서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상에는 김 전 장관이 대접견실과 복도를 오가며 손가락 네 개를 들어 보이고,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정족수를 채우기 위해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에게 전화를 거는 모습도 담겼다.

계엄 선포 전후 윤 전 대통령의 모습도 공개됐다. 그는 계엄 선포 직후 집무실에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손가락으로 전화 모양을 만들어 지시했는데, 특검은 이를 단전단수 지시로 보고 있다. 이어 한 전 총리가 이 전 장관과 둘이 16분가량 문건을 가운데에 놓고 논의하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이 전 장관이 한 전 총리를 바라보며 웃는 장면도 있었다.

이날 재판부는 한 전 총리에게 “비상계엄 상황에서 국무총리였던 피고인이 국민을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느냐”고 물었다. 한 전 총리는 “전체적인 계획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고, 대통령 집무실에서 비상계엄이 경제나 대외 신인도 등에 상당한 문제를 일으킬 것이기 때문에 반대했다”고 말했다. 재판부가 “무장 군인들이 출동해 국민과 대치했는데 그걸 막기 위해 어떤 조치를 했는지 묻는 것”이라고 재차 묻자 그는 “국무회의를 통해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한편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이날 윤 전 대통령에게 “23일 오전 10시에 출석해 조사받으라”는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조사에 응할지는 미지수다.



송혜미 기자 1am@donga.com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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