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국감 복귀해 마무리 발언 李파기 환송 관련 “불신 해소하고 싶지만 판결 이외의 방법으로 의견 드러낼수 없어” 박지원 “책임지고 사퇴 용의 있나” 질의 국힘 반발에…추미애 “어디서 삿대질이냐”
13일 오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이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진행한 대법원 국정감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대선 개입 관련 의혹 사건에 대한 시원한 의혹 해소가 없었다”며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질의를 강행하면서 여당과 사법부의 충돌로 이어졌다. 조 대법원장은 “삼권분립 체제를 가진 법치국가에서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감사나 청문의 대상으로 삼아 증언대에 세운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국회에 날을 세웠고, 민주당은 “비겁한 책임 회피”라고 몰아붙였다. 국민의힘은 “헌정사상 전대미문의 기괴한 국감”이라고 반발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국감 질의가 끝나자 마무리 발언에 나서 민주당 의원들이 제기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의 회동설 등에 대해 직접 부인하고 나섰다.
● 秋 “책임 회피”에 曺 “삼권분립” 강조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법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향해 국민의힘의 항의에 대한 대응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2025.10.13/뉴스1
조 대법원장은 곧바로 이어진 인사말에서 “대법원장으로 취임한 이래 오늘에 이르기까지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직무를 수행해 왔으며 정의와 양심에서 벗어난 적이 없음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응수했다. 이어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는 상황이 생긴다면 법관들이 헌법과 법률과 양심에 따라 재판하는 것이 위축되고 심지어 외부의 눈치를 보는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추 위원장이 증인 선서를 거부한 조 대법원장을 향해 ‘증인 선서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참고인’이라는 취지로 질의를 강행하자 국민의힘에선 “말도 안 된다”며 고성이 터져 나왔다.
13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채 조희대 대법원장의 이석을 요청하며 항의하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국민의힘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항의하자 추 위원장은 “조용히 하라” “초등학생이냐” “경위는 위원장석을 확보해 달라”면서 “질의는 계속하라”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13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오른쪽)이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조 대법원장의 이석을 요청하고 있다. 옆자리의 조희대 대법원장이 눈을 감은 채 이를 듣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 국감장 복귀해 ‘한덕수 회동설’ 직접 반박한 대법원장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재판을 이유로 법관을 증언대에 세우면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이 위축된다”고 말한 뒤 이후 국정감사 내내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조 대법원장은 의원들이 질의를 모두 마친 오후 11시40분경 마무리 발언을 위해 국감장으로 돌아왔다. 조 대법원장은 한 전 총리와의 회동설에 대해 “일절 사적인 만남을 가지거나 해당 사건에 대한 대화나 언급을 한 사실이 없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공직선거법 위반사건 파기 환송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이와 관련된 불신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면서도 “대법원장이라고 하더라도 전원합의체 구성원의 1인에 불과한 이상 판결 이외의 방법으로 의견을 드러낼 수는 없다”고 했다.
13일 조희대 대법원장이 발언대로 나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은 “법치국가에서는 재판 사항에 대해 법관을 감사나 청문회 대상으로 삼아 증언대에 세운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13일 조 대법원장이 법사위 국정감사 정회가 선언되자 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송혜미 기자 1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