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1일 국민의힘 조승환 의원실과 김태영 경상국립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에 따르면 최근 10년(2016~2025년) 동안 기온 및 강수량과 주요 농수산물 15개의 가격 변동을 비교한 결과 9개는 강수량과 높은 상관 관계를 보였다. 5개는 기온에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기온·강수량과 농수산물의 상관관계를 -1부터 1까지로 표시했다. 1에 가까울수록 강한 연관성이 크다. 농수산물 15개 품목 중 여름철 강수로 가격에 상당한 영향(상관계수 0.35이상 0.8 이하)을 받는 품목은 9개였다. 애호박(0.72), 복숭아(0.64), 배추(0.59), 양파(0.53)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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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8일 발표한 ‘극한기상 현상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도 강수가 농작물 가격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물가상승률은 기온이 1도 오르는 ‘고온 충격’ 발생 시 1년간 0.043%포인트, 일일 강수량이 10㎜ 늘어나는 ‘강수 충격’에는 0.061%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로 2020년 강수량이 2019년 대비 100.9% 늘자 애호박의 여름철 평균 소매가격은 개당 1769원으로 전년도 1286원 대비 37.5% 올랐다. 2019년 포기당 3111원이었던 배추는 78.7% 급등해 5559원으로 가격이 뛰었고, kg당 1403원이었던 양파 역시 2020년 6-8월 폭우로 가격이 46.1% 급등하며 2050원까지 상승했다.
농민들은 특히 예측할 수 없는 강수 패턴으로 인해 피해가 더 커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경남 합천에서 하우스 딸기 농사를 짓는 김우중 씨(64)는 올 7월 경남 지역 수해로 비닐하우스 7개동 중 5개동이 무너지거나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김 씨는 “한평생을 이곳에서 살았지만 2,3년전부터는 집중호우가 심해졌다. 특히 올해처럼 비가 강하게 멈추지도 않고 5시간 정도 내리 내리는 것은 처음 봤다”며 “폭염은 모종을 늦게 심거나 이런 식으로 대처라도 할 수 있지만 폭우로 하우스가 무너지고 진흙탕물에 모종이 잠기면 손을 쓸 수가 없는 상황이 된다”고 토로했다. 김태영 교수는 “주요 농작물의 가격 변화가 강수량에 더 밀접한 관계를 보이는 등 최근 이상기후로 인해 물가 관리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정확한 예측에 기반해 사전에 피해를 완화할 수 있는 스마트 농업 정착과 공급망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