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크 피살 관련 발언으로 방영 중단 ABC방송 모회사인 디즈니도 피해 OTT 구독취소 이어지자 수습 나서 美언론 “일부지역 송출 거부할수도”
22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디즈니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며칠 동안 (토크쇼 진행자인) 지미 키멀(사진)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눈 끝에 23일 쇼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17일 방송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키멀의 일부 발언이 적절하지 않고 무례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디즈니 관계자는 22일 오전 키멀과 만나 방송 재개 시점과 복귀 메시지에 대해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앞서 키멀은 15일 방송에서 “(트럼프 핵심 지지 세력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갱단(조직폭력배란 의미)’이 정치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커크를 살해한 사람을 자신들과는 다른 사람으로 규정하려 애쓰고 있다”고 말해 마가 진영의 반발을 샀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브렌던 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은 ABC에 대해 방송허가 취소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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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키멀 라이브’ 방영 중단에 항의 시위 ‘지미 키멀 라이브’ 방영 중단에 항의 시위 찰리 커크 터닝포인트USA 대표 피살과 관련해 ‘마가 진영’을 비판한 발언으로 미국 ABC방송이 심야 토크쇼 ‘지미 키멀 라이브’ 방영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다음 날인 18일 한 시민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P 뉴시스
이날 방송 재개 소식에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X에 “(방송 재개는) 트럼프와 브렌던 카의 인권 침해에 맞서는 것”이라며 환영했다. 민주당 소속인 애나 고메즈 FCC 위원도 “언론의 자유를 침묵시키려 한 시도에 맞선 모든 미국인에게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반면 커크의 부인이 이끄는 터닝포인트USA는 “(키멀의 방송 복귀는) 디즈니와 ABC가 저지른 실수”라고 비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일부 보수 성향의 지역 방송국들이 키멀 라이브의 송출을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수의 ABC 계열 지역 방송사를 대거 보유 중인 싱클레어 미디어그룹은 이날 “키멀 쇼의 복귀 가능성을 아직 검토 중이며 23일엔 쇼 대신 뉴스 프로그램을 송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