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계 대부 박범훈 불교음악원장
11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에서 박범훈 원장의 국악 인생 60주년을 기념해 ‘박범훈 소리 연 60 도반’이 열린다. 그는 “젊을 적, 국악 하면 밥도 못 먹고 산다는 말에 ‘국악으로도 잘 먹고 잘 살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겠다’며 미친 듯 달렸더니 어느덧 60년이 훌쩍 지났다”라고 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8일 서울 중구 동국대에서 만난 박범훈 대한불교조계종 불교음악원장(77·동국대 한국음악과 석좌교수)은 “우리 소리 종자를 키우려고 정신없이 달리다 보니 어느덧 60년이 훌쩍 지났다”고 했다. 1986년 아시안게임 개막식 작곡·지휘,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해맞이’ 작곡, 2002년 한일 월드컵 개막식 음악 총감독 등을 역임한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악계 대부. 중앙국악관현악단 창단, 국립국악관현악단 초대 단장 및 예술감독, 서울국악유치원 설립, 국악 예술중 신설, 국내 최초로 국악 단과대 설립(중앙대) 등 그가 우리 국악계에 뿌린 씨앗은 셀 수 없을 정도다.
―세월이 참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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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을 맡았을 때가 30대였더군요.
지난달 30일 마카오에서 열린 한중일음악회 ‘동방지광’에 한국대표작곡가로 참여한 박범훈 불교음악원장(가운데 흰옷)이 공연 후 관객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연주에서 경기 이남 무속음악인 ‘푸살’ 가락을 주제로 작곡한 ‘푸살천도’를 선보였다. 박범훈 원장 제공
―한일 월드컵 개막식의 문을 연 ‘수제천(壽齊天)’을 국악과 서양 오케스트라, 합창단으로 연주한 것이 그런 까닭입니까.
지난달 30일 마카오에서 열린 ‘동방지광’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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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국립국악원에서는 박범훈 불교음악원장 국악인생 60년을 기념하는 ‘박범훈 소리연 60 도반’이 열린다.
―국악유치원을 만든 것도 그런 이유에서인지요.
“1999년 국악예술고 이사장 때 만들었는데…, 국악 중·고와 달리 유치원은 국악인 양성이 목표가 아니에요. 어릴 때 피아노를 가르치는 게 꼭 피아니스트를 만들기 위한 건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 소리, 우리 몸짓 등 예술을 통해 인성교육을 시키기 위해서지요. 그러다 보면 자연스레 국악을 친숙하게 여길 테고요. 공감하는 부모님들이 많은지, 지금도 굉장히 인기가 높아요. 이런 씨앗들이 싹을 틔우고, 더 자라 열매를 맺으면 언젠가 K드라마나 K팝처럼 K국악도 어깨를 나란히 하는 날이 오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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