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다문화 커뮤니티센터 준공 베트남 문화대표단 지난달 방문 첫 통일왕조 리 태조 동상 제막 2000억 투입 국제학교 등 계획
지난달 24일 경북 봉화군 봉성면 창평리에서 열린 ‘한-베트남 글로벌 교류 행사’를 찾은 양국 관계자들이 준공을 앞둔 다문화 커뮤니티센터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봉화군 제공
이날 행사에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문화고위급 대화를 위해 한국을 찾은 호안퐁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을 비롯한 베트남 대표단과 경북도 등 국내 주요 관계자 800여 명이 참석했다.
호 차관은 “오늘 행사는 한국과 베트남 양국의 정치적 신뢰를 강화하고 다방면에서 협력 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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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봉성면 창평리에 세워진 베트남 리 태조 동상. 봉화군 제공
리 태조는 1009년 베트남 최초의 통일 왕조인 리 왕조를 세운 인물이다. 동상은 베트남 하노이에 있는 리 태조 동상(높이 11m)과 같은 모양으로 봉화군이 예산 3억 원을 들여 청동으로 만들었다.
경북에서도 두메산골로 분류되는 봉화는 베트남과 직선거리로 3000km 이상 떨어졌다. 전혀 상관없을 것 같은 봉화, 베트남 인연의 시작은 12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베트남 리 왕조가 몰락하기 시작했고 진 씨가 집권하며 리씨 가문의 후손들은 대부분 멸족당했다. 리 왕조 6대 황제 영종의 아들 이용상(1174∼?)은 숙청을 피해 고려로 도망쳐 왔다.
베트남 왕자가 피란을 왔다는 소식을 전해 들은 고려 조정은 이용상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에게 화산 이씨의 성을 하사했다. 이용상의 자손들이 안동과 봉화 일원에서 세거지를 이루고 살면서 지금까지 봉화와 베트남의 인연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봉화의 창평리에 화산 이씨 집성촌이 있다. 창평리에는 지금도 화산 이씨 7가구가 산다. 이용상의 13세손인 이장발(1574∼1592)은 19세의 나이로 임진왜란에 참전해 전사했다. 창평리에 있는 충효당은 그의 충효 정신을 기리기 위해 세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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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국 봉화군수는 “12세기 화산 이씨가 터를 잡은 봉화군 창평리는 앞으로 한국 베트남 교류 활성화를 위한 중심적인 역할을 할 거점이 될 것이다”며 “앞으로 양국의 우호를 위해 봉화군이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