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끊긴 전기차, 시장 위축 전망 데이터센터-재생에너지 확대 등 ESS 시장은 성장가도에 ‘청신호’ 美 공장 배터리 생산라인 변경도
국내 배터리 업계가 전기차 수요 둔화에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새로운 사업 기회로 삼고 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전기차 보조금 종료, 국내 1조 원대 규모 ESS 사업자 선정 완료 등 구조적인 변화가 이뤄지며 ESS가 배터리 산업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 잇따르는 ESS 신제품 공개
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8∼1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청정에너지 전시회 ‘RE+ 2025’에서 ESS 신제품을 공개한다. 삼성SDI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적용한 ‘SBB 2.0’을 선보인다. 기존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기반 SBB 1.0, 1.5 제품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각형 LFP ESS 배터리를 처음 공개한다. 각형은 알루미늄 사각캔에 전극을 넣는 방식으로 외부 충격에 강하고 안전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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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지는 국내 ESS 시장
국내 ESS 시장은 정부 주도로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르고 있다. 7월 마무리된 1차 ESS 중앙계약시장 입찰은 총 540MW, 약 1조 원 규모로 추진됐다. 전북, 전남, 강원, 경북, 제주 등에 15년 장기 운영을 전제로 ESS가 설치된다. 전력거래소는 10월 2027년 공급 물량을 대상으로 2차 입찰을 공고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2차 입찰의 사업 규모가 1차 입찰보다 더 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ESS 시장 확대를 위해 지금보다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국내에서 발생한 ESS 화재는 55건에 이른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명예교수는 “ESS의 화재 위험을 완전히 제거할 기술은 아직 없다”며 “배터리 기업들이 ESS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기 위해 안전 문제를 철저히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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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아 기자 om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