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발량이 강수량보다 1.5배나 많아… 반토막 강수량과 겹쳐 극한 가뭄 전국 100㎜ 비와도 강릉엔 1㎜ 저수율 역대 최저에 제한급수 시행… 농업용수 공급 중단 초읽기 들어가
바닥 드러낸 강릉 오봉저수지 26일 강원 강릉시 오봉저수지에서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가 바닥을 드러낸 저수지를 가리키고 있다. 강릉시는 극심한 가뭄으로 가구별 수도 계량기의 50%를 잠그는 제한급수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강릉=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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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6일 전국 곳곳에 100mm 내외의 비가 내렸지만 단비를 기다렸던 강원 강릉에는 1mm 수준의 적은 비가 내리면서 저수율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강릉에 유독 심각한 가뭄이 발생한 이유는 지구 온도 상승으로 발생한 ‘돌발가뭄’의 영향이 크다. 지형적 특성으로 강수량이 적었고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 현상까지 겹쳤다는 것이다.
● 폭염으로 5주 만에 저수율 반토막
26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강릉 최대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6.8%를 기록했다. 평년 저수율인 70.3%의 4분의 1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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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강릉시 주요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와 일대 하천의 바닥이 드러나 있다. 뉴스1
기후·에너지 정책 싱크탱크 ‘넥스트’가 강수량 등 기상 데이터와 저수지 저수율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강릉시 강수량 대비 증발량은 155.6%에 달했다. 이는 평년 7월(47.3%)보다 3배 이상 높다.
세계적으로 폭염으로 인한 돌발가뭄이 잦아지자 미국,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서는 가뭄의 정도뿐 아니라 가뭄화 속도도 함께 추적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기상 및 재난 당국은 아직 돌발가뭄을 정확하게 정의하고 있지는 않다. 국가가뭄정보포털에서는 가뭄의 특징을 ‘진행 속도가 늦고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다’고 전했다. 정해수 넥스트 연구원은 “일반 가뭄과 구분되는 돌발가뭄을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며 “돌발가뭄 현상에 대비할 수 있는 경보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전국 곳곳에 비 내려도 강릉엔 강수량 적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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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비구름대가 태백산맥과 같이 높은 산맥에 막히게 되면 산을 넘으면서 강수가 약화된다”며 “올해는 전국적으로 강수량이 적은 편인데, 강릉과 같은 산맥 너머의 지형은 다른 지역보다도 훨씬 더 적은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올해는 태풍처럼 기압계에 큰 변동을 불러 가뭄을 해소해 주는 기상 현상도 없어서 가뭄은 더 심각해지고 있다. 강릉시는 가구별 계량기를 최대 50% 잠그는 제한급수에 돌입한 가운데 저수율이 15% 아래로 떨어지면 가구별 계량기 75%를 잠그고 농업용수 공급을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이다.
돌발가뭄수일∼수주 사이에 땅속 수분과 수자원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현상. 고온, 폭염 등 증발량이 늘어난 게 주원인이다. 최근 기후변화로 발생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다. 농작물 고사, 생활용수 부족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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