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주 악어-비단뱀 서식지에 건설중 “습지 훼손” 소송 건 환경단체 손 들어줘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일(현지 시간)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과 함께 플로리다주 오초피에 있는 데이드-콜리어 훈련 및 전환 시설에 새로 들어선 이민자 구금시설 ‘앨리게이터 앨커트래즈’를 둘러보고 있다. 오초피=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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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를 구금하기 위해 건설 중인 ‘앨리게이터 앨커트래즈’(Alligator Alcatraz·악어감옥)를 폐쇄할 것을 명령했다.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연방지방법원의 캐서린 윌리엄스 판사는 21일(현지 시간) 이 구금 시설을 60일 이내에 폐쇄하라고 명령하면서 폐쇄하는 동안 추가 이민자 수용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윌리엄스 판사가 2주 전에 내린 임시 금지 명령에 따라 이뤄졌다. 그는 지난 7일 이 구금 시설이 환경 관련 법률을 위반하는지 판단하기 전까지 시설 건설을 14일간 중단하라는 임시 가처분 명령을 내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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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일(현지 시간)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부 장관과 함께 플로리다주 오초피에 있는 데이드-콜리어 훈련 및 전환 시설에 새로 들어선 이민자 구금시설 ‘앨리게이터 앨커트래즈’를 둘러보고 있다. 오초피=AP/뉴시스
윌리엄스 판사는 해당 시설이 에버글레이즈에 심각하고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준다고 판단했다.
그는 1960년대 해당 부지를 거대한 관광 공항으로 개발하려는 계획이 토지와 생태계에 해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거부된 적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 이후로 플로리다 주지사와 상원의원, 그리고 대통령을 포함한 수많은 지역 및 국가 정치인들이 에버글레이즈의 복원·보존·보호를 위한 분명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이 지역에 공사를 할 수 없으며, 현재 700명으로 추산되는 구금자 수도 더 증가해서는 안 된다고 판결했다. 60일 이내 해당 구금 시설의 건축 자재, 울타리, 발전기 및 고정 장치를 철거해야 한다. 윌리엄스 판사가 폐쇄 명령을 내릴 것에 대비해 지난 주말 수용자 수백 명이 다른 이민 시설로 이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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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환경 단체인 ‘에버글레이즈의 친구들’은 “이번 판결은 위험에 처한 자연을 착취하지 않고 보호해야 한다고 믿는 수많은 미국인에게 획기적인 승리”라며 “정부 최고 지도자들은 환경법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애미 지역 언론인 마이애미헤럴드에 따르면 주 변호사들은 지난주 법정에서 윌리엄스 판사에게 적대적인 판결에 대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이혜원 기자 hye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