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국가 해법’ 무시 하마스 궤멸 노려 휴전 제안 거부… 예비군 13만명 투입 서안지구 정착촌 신규 건설도 승인 남북 분리 요충지 실질적 봉쇄조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병사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목표물을 향해 휴대용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기드온의 전차’ 작전으로 가자지구 75%를 장악한 이스라엘군은 20일 가자지구 핵심 도시인 가자시티 점령을 위해 ‘기드온의 전차 B’ 작전에 돌입했다. 이스라엘이 가자 주민들의 강제 이주를 함께 추진하면서 국제사회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사진 출처 이스라엘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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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레스타인은 구호 대신 행동으로 지워지고 있다. ‘두 국가 해법(팔레스타인 독립국가 설립을 전제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공존을 지향)’은 허상이다.”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의 대표적인 극우 성향 인사로 꼽히는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이 20일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인 요르단강 서안 요지에 대규모 유대인 정착촌 건설을 승인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중심 도시인 가자시티 장악을 위한 군사작전도 개시했다. 최근 가자지구 봉쇄에 따른 기아 사태로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커지고 있고, 캐나다 영국 프랑스 등은 팔레스타인을 독립 국가로 인정하려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군사력을 앞세워 팔레스타인 자치지역 병합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이스라엘이 국제사회가 지향해 온 두 국가 해법을 송두리째 부인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2023년 10월 발발한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목표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대한 보복에서 ‘팔레스타인 지우기’로 바뀌었단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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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은 5개의 사단급 지휘부와 14개의 여단급 전투 부대가 이번 작전에 투입된다고 밝혔다. 전투 병력만 수만 명이라는 설명이다. 시리아 등 국경 병력 공백을 메우는 등 지원 병력 중심으로 현재 6만 명 규모의 예비군 소집령이 내려졌다. 이스라엘 측은 총예비군 소집 규모를 13만 명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가자시티 공격을 발표하면서 약 100만 명에 이르는 가자시티 주민들에게 칸유니스 등 남부에 조성된 난민 캠프 등으로의 대피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제사회에선 가자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키는 반인권적 조치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 이스라엘, 서안 병합 작업에도 속도 낼 듯
가자시티 점령을 위한 대규모 군사작전에 착수한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비해 훨씬 온건 성향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관활해 온 서안을 장악하기 위한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스라엘 민정행정고등계획위원회는 이날 서안지구 내 E1 지역에 약 3400채 규모의 주택단지를 포함한 정착촌 건설 계획을 최종 승인했다. 기존 마알레 아두밈 정착촌에도 3500채가 추가돼 이 일대 유대인 거주자는 현 3만6000명에서 7만 명으로 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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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석 기자 lhs@donga.com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