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혹적인 음악과 짜임새 있는 이야기, 화려한 무대, 정교하고 힘 있는 안무.
뮤지컬이라는 장르가 지닌 미덕을 제대로 선사하는 작품들이 공연되고 있다.
눈과 귀는 물론 마음까지 사로잡는 뮤지컬을 만나보자.》
>> 황홀하게 빚어낸 욕망 ‘위대한 개츠비’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에서 ‘New Money’를 부르는 데이지의 친구 조던(엠버 아르돌리노·가운데)과 배우들. 오디컴퍼니 제공
스콧 피츠제럴드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신춘수 오디컴퍼니 프로듀서가 미국으로 건너가 리드 프로듀서가 돼 제작한 작품으로, 2004년 3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막을 올린 후 계속 공연되고 있다. 올해 4월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도 공연을 시작해 9월 7일까지 이어갈 예정이다. 한국에서는 이달 1일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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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한 연기력과 풍부한 성량을 지닌 배우들은 극을 탄탄하게 떠받친다. 토니상 수상자인 매트 도일은 데이지에게 집착하며 자신이 그리는 행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개츠비를 호소력 있게 그린다. 데이지 역의 센젤 아마디는 공허함, 다시 느낀 사랑의 환희, 그럼에도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을 몰입도 있게 표현한다. 절절한 감정을 담아 시원스레 내지르는 고음이 돋보인다.
수시로 바뀌는 화려한 의상, 노련하고 역동적인 군무는 쉼 없이 열기를 뿜어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웅장한 저택, 호화로운 파티장 등 시시각각 변하는 무대는 역동성을 더한다.
11월 9일까지. 서울 강남구 GS아트센터. 9만∼19만 원
>> 경계를 무너뜨리는 음악의 힘 ‘멤피스’
뮤지컬 ‘멤피스’에서 휴이(정택운).
휴이가 사랑하는 탁월한 가수 펠리샤(정선아). 쇼노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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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유쾌하게 전개되는 가운데 백인 전용 식당과 방송국이 존재하는 등 흑인을 노골적으로 차별한 당시 상황도 정교하게 비춘다. 단단한 벽처럼 쳐진 경계, 풀리지 않을 것 같은 갈등이 음악을 통해 서서히 허물어지는 과정은 음악이 가진 힘을 보여준다.
1950년대 초기 로큰롤의 신나는 음악, 리듬 앤 블루스, 가스펠은 귀를 즐겁게 만든다.
휴이 역은 박강현 고은성 정택운 이창섭이 맡았다. 펠리샤 역에는 정선아 유리아 손승연이 발탁됐다. 언더그라운드 클럽 주인으로 펠리샤의 오빠인 델레이는 최민철 심재현이 연기한다. 휴이의 엄마 글래디스 역은 최정원 하은섬이 맡았다.
정택운은 제멋대로인 것 같지만 음악과 사랑에 진심인 휴이를 맛깔나게 소화한다. 빼어난 성량과 연기력을 지닌 정선아는 더 큰 세계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펠리샤를 매력적으로 그린다.
9월 21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8만∼17만 원.
>> 명곡과 절묘한 이야기가 선사하는 유쾌함 ‘맘마미아!’
뮤지컬 ‘맘마미아!’에서 ‘Money, Money, Money’를 부르는 도나(최정원·가운데)와 배우들. 신시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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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또 봐도 늘 기분 좋고 신선한 작품이다. 흥겨움을 추가해 주는 커튼콜도 꼭 즐기길 권한다.
도나 역은 최정원 신영숙이 맡았다. 소피는 루나 최태이가 연기한다. 타냐 역에는 홍지민 김영주가, 로지 역에는 박준면 김경선이 각각 발탁됐다. 샘은 김정민 장현성, 해리는 이현우 민영기, 빌은 김진수 송일국이 연기한다. 노련한 배우들이 빚어내는 완성도 높은 무대는 관객을 흠뻑 빠져들게 한다.
10월 25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서울 LG시그니처홀. 8만∼16만 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