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沈 사퇴날 檢고위간부 인사 대검차장 노만석, 중앙지검장 정진우 沈 “檢개혁 결론 정해 추진땐 부작용” 국정위 “검찰 업무보고 무기한 연기”
취임 9개월 만에 사의 밝힌 심우정 심우정 검찰총장은 취임 9개월 만인 1일 “무거운 책무를 내려놓는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사진은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는 모습.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심 총장은 이날 247자 분량의 짤막한 입장문을 내고 “무거운 책무를 내려놓는다”며 “여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지금 직을 내려놓는 것이 제 마지막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새 정부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차관 인선이 이뤄진 만큼, 전임 윤석열 정부에서 임명된 검찰 수장으로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대통령실은 사표를 수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심 총장은 지난해 9월 16일 취임한 지 9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검찰총장 임기는 법에 2년으로 정해져 있는데 절반을 채우지 못한 것이다. 여야는 1988년 검찰이 정치권에 좌우돼선 안 된다며 검찰총장 임기를 보장하는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지만 이후 심 총장을 포함한 25명의 검찰총장 중 임기를 채운 건 9명에 불과했다. 심 총장은 검찰 수사 권한을 박탈하는 ‘검찰 개혁안’ 등이 여권에서 논의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입장문을 통해 밝혔다. 그는 “시한과 결론을 정해 놓고 추진될 경우 예상치 못한 많은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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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문회 앞둔 정성호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왼쪽 사진)가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 후보자는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검찰에 집중된 권한의 재배분 등 이런 문제와 관련해서는 어느 정도 국민적 공감대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심우정 사의 5시간만에 ‘尹 검찰’ 지우기…文정부때 인사들 발탁
[檢 인사 물갈이 시작] 尹중용 특수통 4명 사표 곧바로 수리
2인자 노만석, 尹과 근무연 없는 편… 신임 총장 취임전까지 대행 맡을듯
‘尹징계 실무’ 김태훈 남부지검장에
정부 고위관계자 전보 예고 전화… 檢개혁 속 간부직 이탈 이어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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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엄령 의혹’ 수사단장이 총장 대행으로
검찰 안팎에선 노 차장검사를 두고 “동기인 연수원 29기 가운데 윤 전 대통령과 근무 인연이 없는 편”이란 평가가 나온다. 이날 사표를 낸 이진동 전 대검 차장검사는 연수원 28기인데, 이보다 후배 기수인 29기는 윤 전 대통령(연수원 23기)과 함께 대형 수사에서 합을 맞춰 본 경험이 있는 인물이 유독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심 총장이 이날 사의를 표명하면서 ‘검찰 2인자’인 노 차장검사는 신임 총장 취임 전까지 상당 기간 검찰 수장 역할을 대행하게 된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수장으로 임명된 정 지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1년 7월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를 지냈다. 윤석열 정부였던 2022년 6월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 과학수사부장 등을 역임했다. 검찰 내 ‘비특수통’으로 분류되는 정 지검장은 과거 대검과 법무부에서 봉욱 신임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 근무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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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검장은 이재명 정부 국정기획위 활동을 했던 임은정 대전지검 중요경제조사단 부장검사(51·30기)가 맡게 됐다. 금융범죄 중점 검찰청이자 국회가 있는 서울 여의도를 관할하는 서울남부지검장은 김태훈 서울고검 검사(54·30기)에게 맡겨졌다. 서울대 부총학생회장 출신인 김 지검장은 1991년 5월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소속으로 ‘공안통치 반대’ 등을 외치며 여의도 민자당 중앙당사를 점거해 농성을 벌인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그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시절 검찰과장으로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의 실무를 담당하기도 했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에는 최지석 서울고검 감찰부장(50·31기)이 임명됐다. ‘기획통’으로 대검 형사정책담당관 등을 지낸 최 실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장도 맡는다.
● ‘특수통’ 고위 간부들은 줄사퇴
공개 사직 의사를 밝힌 신응석 서울남부지검장(53)을 비롯한 검찰 고위급 간부 4명에 대한 사표는 이날 오후 곧바로 수리됐다. 사표가 수리된 4명은 검찰 내부에서 정치권이나 기업 비리를 수사해 온 ‘특수통’ 검사로 꼽힌다. 신 지검장은 과거 한명숙 전 총리에게 9억 원을 건넨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 사건을 조사했고, 서울남부지검 차장검사 등을 지낸 뒤 윤석열 정부 시절인 2024년 5월 서울남부지검장으로 승진했다. 최근에는 서울남부지검이 수사한 ‘건진법사 의혹’ 사건을 총괄했다.
이날 사직한 양석조 서울동부지검장(52)은 윤 전 대통령과 국정농단 특검팀에서 박근혜 정부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했던 대표적인 특수통이다. 2020년 1월 한 상갓집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무혐의 처리해야 한다는 심재철 당시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 맞서 “당신이 검사냐”고 항의한 ‘상갓집 항명 파동’ 당사자였다. 양 지검장은 검찰 내부망에 올린 사직 인사 글에서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수사 기소 분리에 대해 “수사 없는 기소는 책임을 회피하는 결정이나 재판 및 공소권 남용으로, 기소 없는 수사는 표적 수사나 별건 수사로까지 이어질 위험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1일 하루 만에 검찰 주요 간부들이 사표를 내고 후임 인선이 이뤄진 배경은 전날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의 일부 간부에게 전보 가능성을 예고하는 전화를 했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정권 교체기나 대규모 인사 시기에 고위 간부들이 인사의 숨통을 틔워주는 차원에서 사퇴하는 일이 관행처럼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여권 일각에서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하는 등 해체에 준하는 이른바 ‘검찰 개혁안’을 예고한 상황이어서 검찰 내 고위 간부의 이탈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당장 필요한 최소 한도의 인사 발령을 낸 만큼 대규모 인사는 정 후보자의 장관 취임 이후 단행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 취임 뒤 신임 총장 임명까지 시간이 걸릴 경우에는 정 후보자와 노 차장검사가 협의해 검찰 인사가 단행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