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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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7일(현지 시간) 폭스 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주요 교역국들과 무역협상을 노동절(9월 1일)까지 마무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8일 만료되는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두 달 가까이 미룰 수 있다고 밝힌 것이다. 전날 백악관도 상호관세 유예 시한이 연장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앞서 4월 9일 미국은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들에 대해 상호관세 부과를 90일간 유예했었다. 상호관세 유예 시한이 연장될 수 있다는 소식에 26일 미국 뉴욕 증시는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 비즈니스에 출연해 “미국은 18개 주요 교역국들과의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며 “노동절까지 협상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미란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도 전날 야후 파이낸스와의 인터뷰에서 “진전을 이루고 있는 협상에 관세 폭탄을 투하해 망칠 순 없다”며 상호관세 유예 시한을 연장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역시 26일 브리핑에서 상호관세 유예 연장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아마도 연장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내릴 결정”이라고 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과의 무역 합의에 난항을 겪고 있는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각국이 상호관세 협상 타결 후 품목 관세가 추가될 가능성을 우려해 미국과의 합의를 망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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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관세 유예 시한 연장과 더불어 미중 무역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 국면에 들어선 것도 시장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감세 법안을 홍보하는 행사에서 “우리는 중국과 어제 막 서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미중 2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합의한 조건들을 명문화한 거라고 설명했다. 앞서 미중 양국은 지난달 1차 고위급 무역협상을 갖고, 상대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각각 115%포인트씩 내리기로 했다. 이어 이달 열린 2차 협상에서 중국이 희토류 대미(對美) 수출을 재개하고, 미국은 반도체 수출 통제를 일부 완화하는 동시에 중국인 유학생 체류를 허용키로 했다. 이번 서명은 양국 간 합의를 확정 짓기 위한 절차로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미중 무역협상이 “중대 전환점”을 맞았다고 평했다.
러트닉 장관은 향후 2주 내 주요 무역협정을 최종 확정할 준비가 돼 있다는 의견도 밝혔다. 특히 그는 “우리는 ‘상위 10개 합의(Top 10 deals)’를 우선 할 것이고, 이후 이들을 적절하게 분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상위 10개 합의 대상국이 어딘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인도가 우선순위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일부 거대한 합의를 추진하고 있다”며 “아마 곧 인도 시장을 개방하는 매우 큰 합의를 인도와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2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 상무부 산하 국제무역청(ITA)이 관세 부과 대상이 되는 수입 자동차 부품을 확대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자동차 부품 업체들은 다음 달 1일부터 상무부에 관세 부과를 원하는 부품 항목을 제출할 수 있다. 상무부가 미국 업계의 요청을 수용해 25% 관세를 적용받는 수입 자동차 부품의 종류를 늘리면 국내 부품업체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