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 시간)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미국의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69) 추기경이 선출 직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중앙 ‘강복의 발코니’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5.05.09 바티칸=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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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이 세상의 어두운 밤을 밝힐 수 있길 (바란다).”
새 교황 레오 14세는 9일(현지시간)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에서 추기경들을 대상으로 집전한 첫 미사에서 이같은 메시지를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는 ‘교회의 충실한 관리자로서 평범한 사람들 편에 서겠다’며 이 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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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라는 명칭을 선택한 이유에 관해서는 “레오 13세 교황을 계승한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레오 13세는 1891년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로 ‘노동헌장’ 회칙을 반포해 현대 가톨릭 사회교리의 초석을 놓은 인물이다. 인공지능(AI)을 인류가 직면한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지목하기도 했다. 레오 14세 교황은 “오늘날 교회는 또 다른 산업혁명, 즉 AI의 발전에 직면했다”며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 노동을 보호하는 데 있어 새로운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7, 8일(현지 시간) 이틀에 걸쳐 진행된 콘클라베에 참여한 유흥식 추기경(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은 9일 바티칸 집무실에서 국내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영화 ‘콘클라베’ 같은 야합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콘클라베에 참여한 한국인 추기경은 그가 유일하다.
그는 “영화에서는 교황 선출 과정이 대단한 정치적 투쟁처럼 묘사되나 실제로는 굉장히 형제적이고 아름다웠다”고 했다. 또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는데 다른 추기경들이 보지 말라고 하더라”고 했다.
유 추기경은 새 교황 레오 14세가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유 추기경은 “레오 14세와 업무 회의로 월 2회 이상 꾸준히 만나 친한 사이인데, 과거 한국을 찾았던 경험이 ‘좋았다’고 언급했다”고 했다. 레오 14세는 2002, 2005, 2008, 2010년에 걸쳐 한국을 네 차례 방문했다. 2027년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청년대회(WYD) 참석을 위해 방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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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가 성 베드로 대성전 ‘강복의 발코니’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을 때 추기경들의 밝은 표정도 화제가 됐다. 유 추기경은 “휴대전화가 있었으면 그 장면을 찍고 싶을 정도로 (성 베드로 광장이) 축제 분위기였다. 그 모습을 보니 모두 신이 났다”고 했다. 한편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는 오는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된다.
이지윤 기자 leemail@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