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월 싱어송라이터·작가
처음 요가원에 갔을 때 당황스러웠던 점은 의미도 모르는 동작의 이름을 들으며 엉거주춤 따라 해야 했던 것이다. ‘다운도그’는 엎드린 개 자세 같은 것으로 유추할 수 있었지만 ‘수리야나마스카라 A’는 도대체 무엇인지 상상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초보자는 그런 고민을 할 겨를도 없었다. 마지막에는 ‘사바사나’라는 누운 자세를 만났다. 힘든 동작을 여럿 한 뒤라 그저 좋았다. 그렇게 요가를 만났다.
그런데 어쩌다 나에게 요가가 이렇게 중요해졌을까? 나를 구원해 줄 것만 같아서 무조건적으로 요가를 믿었던 시기도 있었고, 생각만큼 날 구원해주지 않는 요가를 미워하기도 했다. 이제 요가는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것들 중 하나, 가끔 절실하게 꼭 쥐게 되는 도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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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존의 위태로움을 인지하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쓸쓸한 기분이 들게 한다. 그러나 우리가 살아있기에 겪게 되는 대부분의 저항감은 그것을 있는 그대로 존중하는 것 말고는 달리 달랠 방법이 없는지도 모른다.
김사월 싱어송라이터·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