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폭풍] 워싱턴 안팎 “무역적자 해소 넘어… 中과의 경제-안보 새판 짜기 의도” 中도 농산물 관세인상 등 추가 조치… 유럽은 보복보다 협상 기조로 전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현지 시간) 중국이 대미(對美) 교역으로 번 돈을 군사력 증강에 투자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중국에 대한 고강도 관세 정책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임을 강조하며 관세 부과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무역적자 해소를 넘어 중국과의 경제·안보 새판 짜기에 나서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이전엔 ‘미국 우선(America First)’이 아닌, ‘미국 후순위(America Last)’였다. 그런 상황을 더는 용납하지 않겠다”며 중국을 정조준했다. 이어 “내가 집권 1기 초기 때 중국에 매우 강경하게 대응한 이유는 그들이 (미국과의 교역으로 번) 돈으로 군대를 키웠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조 바이든이 집권하자 중국은 완전히 제멋대로 날뛰었다”고 주장했다. 또 “중국과 잘 지내면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상관없다. 우리는 이런 상황이 이어지게 두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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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이처럼 글로벌 패권 경쟁자인 중국에 관세 공격을 집중하는 건 예고된 수순이란 평가도 나온다. 주가 폭락과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겹치며 책임론이 불거지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중국을 타깃으로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 뉴시스
중국은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에 대한 보복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는 것도 시사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중국은 최소 6가지 카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기에는 미국산 농산물 관세 대폭 인상, 미국산 영화 수입 축소 및 금지, 펜타닐 관련 협력 중단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미국이 중국에 관세 폭격을 집중하는 등 ‘갈라치기’에 나서면서 유럽은 보복보다는 협상 우선 기조로 방향을 잡았다. 유럽연합(EU)은 7일 모든 공산품에 걸쳐 대미 관세 철폐를 제안한 사실을 공개하며,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260억 유로(약 42조 원) 규모의 보복 관세 축소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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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