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尹탄핵 선고] ① 계엄 선포-국무회의 적법성 ② 국회 봉쇄-체포 지시 의혹 ③ 포고령 1호 위헌 여부 ④ 선관위 軍 투입
한남동 관저 산책하는 尹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4일로 지정한 가운데 1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관계자들이 관저 산책로를 걷고 있다. 대통령실은 이날 “차분하게 헌재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재판관 6명 이상이 탄핵 사유 중 하나라도 중대한 위헌·위법으로 판단한다면 윤 대통령은 파면된다. 모든 탄핵 사유가 파면할 정도로 중대한 위헌·위법이 아니라고 본다면 윤 대통령은 선고 즉시 직무에 복귀한다. 양측은 11차례의 변론기일을 통해 군 수뇌부 등 증인 16명을 신문했으며, 재판부는 검찰 수사기록 등을 증거로 채택해 종합적으로 심리해 왔다.
● ‘실질적 국무회의’ 여부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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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를 두고도 양측 주장은 엇갈린다. 국회 측은 절차적으로 위법한 ‘졸속 회의’라는 입장인 반면에 윤 대통령 측은 정상적인 회의라고 반박했다. 증인으로 나온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번 국무회의처럼 실질적으로 위원들끼리 열띤 토론과 의사 전달이 있었던 건 처음이었다”고 증언했다. 이와 반대로 한덕수 국무총리는 “통상의 국무회의는 아니었고, 형식적 실체적 절차적 흠결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국무회의의 ‘실질성’을 집중적으로 따졌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 법조인은 “헌법이 국무회의를 거치도록 한 입법 취지, 국무회의가 갖는 절차적 의미 등을 고려해 실질적인 국무회의였는지를 기준으로 위헌 여부 등을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사실관계부터 다툰 ‘체포 지시’
국회 봉쇄·진입 및 정치인 등 체포 지시 의혹은 양측이 사실관계부터 첨예하게 다퉈 왔다. 국회 측은 “헌법기관을 침탈하고 국회 활동을 막으려 해 위헌·위법”이란 입장이다. 증인으로 출석한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도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을 밖으로 끄집어내라”는 지시를 윤 대통령으로부터 직접 받았다고 증언했다. 정치인 체포 지시 의혹 역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이고”라는 지시를 윤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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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가 증거로 채택한 포고령 1호와 비상입법기구 쪽지는 재판부 판단만 남았다. 윤 대통령은 포고령의 존재를 인정하면서도 “상징적인 측면에서 놔두자고 했다”며 집행할 뜻이 없음을 강조했다. 국회 측은 포고령에 담긴 ‘국회 등 일체의 정치 활동을 금한다’는 문구만으로도 위헌·위법 계엄의 핵심 증거라는 입장이다.
이른바 ‘비상입법기구’ 쪽지의 경우 윤 대통령 측은 실체를 부인했다. 그러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은 본인이 작성해 윤 대통령이 최상목 경제부총리에게 건넸다고 인정했다. 최 부총리도 윤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고 국회에서 증언했다.
● 선관위 군 투입은 ‘정당성’이 기준
선관위 군 투입도 사실관계는 양측이 다투질 않았다. 윤 대통령은 5차 변론에서 군 투입에 대해 “내가 지시했다”는 취지로 밝히면서도 부정선거 의혹 확인 차원이었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국회 측은 “비상계엄이 선포됐다고 하더라도 독립된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계엄사가 관여할 수 없다”며 군 투입 자체가 위헌·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선 헌재가 선관위 군 투입의 ‘목적성’보다는 ‘정당성’을 검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윤 대통령 측이 주장하는 군 투입의 목적인 부정선거 의혹이 대법원에서 이미 실체가 없다고 법적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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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