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면서 그린 그림/반지수 지음/272쪽·1만7000원·마음산책
저자는 프리랜서 작가로 일하며 겪는 고단함, 작업을 하며 느낀 업계의 문제점을 털어놓는다. 비슷한 길을 걷는 일러스트레이터 지망생들을 향해 선배로서 조언도 건넨다. ‘그림으로는 다 표현할 수 없는 이야기’라는 부제처럼 개인적 이야기와 생활인으로서 작가의 면면을 담았다.
저자도 다른 작가들처럼 ‘마감 시간이 모든 것을 해결한다’는 생각에 마감을 앞두고 밤샘이나 새벽 작업을 해 왔다. 하지만 불규칙한 생활 패턴은 건강을 해쳤고 오래 지속할 수 없었다. 아침 달리기를 시작하고 오후와 저녁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시작한 뒤로는 여느 직장인들처럼 규칙적 생활을 하게 됐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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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이력도 눈길을 끈다. 저자는 대학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뒤 인권 변호사를 꿈꿨다. 시민단체, 국가인권위원회 등에도 잠시 몸담았다. 그러다 더 어릴 적 꿈을 위해 그림을 독학으로 익혔다. ‘결혼식은 허례허식’이라는 남편과 뜻이 맞아 예식은 생략한 채 알콩달콩 사는 모습도 담았다.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여러 고민을 안고 있던 저자의 이야기라서 그런지 특정 직업군이 아니어도 같은 시대를 사는 생활인이라면 여러 지점에서 공감하며 책장을 넘길 것 같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