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 건강을 위한 건강 수칙 치태가 치석으로 변하며 질환 발생 당장 양치 못하면 물이라도 마셔야… 담배 속 니코틴-타르 등 치석 악화 매년 무료 스케일링으로 치석 제거… 최근엔 초음파 기기로 편의성 향상
한지형 수원과학대 치위생과 교수가 치과 진료대 의자(유니트 체어)에 누운 본보 기자의 치아를 살피면서 치석을 제거하고 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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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 3층 치위생 실습실. 한지형 수원과학대 치위생과 교수가 치과 진료 의자(유니트 체어)에 누운 본보 기자의 치아를 살피면서 치석을 꼼꼼하게 제거했다. 이날은 대한치주과학회가 치주 질환 예방과 잇몸 건강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정한 ‘잇몸의 날’이다.
한 교수는 “치석은 치아에 끼는 젤라틴 모양의 퇴적인 치태에서 시작한다”며 “식사를 마친 뒤 입안에 있는 세균이 치아 표면에 얇은 막(치면세균막)을 형성한다. 이 막이 두꺼워지고 음식 찌꺼기 등 잔여물이 쌓여 치태로 발전한다”고 말했다. 선화경 분당제생병원 치과 과장은 “치태는 표면이 부드러워 식사를 한 뒤 올바르게 양치하면 대부분 제거된다”면서도 “치아 사이 공간과 치아와 잇몸이 맞닿는 부위의 깊은 틈이나 칫솔이 닿기 어려운 부위에는 꾸준히 치태가 쌓인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침 속 성분 중 칼슘, 인 등의 무기질이 치태와 결합하면 석회화되고 단단한 치석이 형성된다. 치석은 표면이 거칠어 잇몸을 자극하고 세균이 머물 수 있는 은신처 역할을 한다.
● 치아 건강의 첫걸음은 성실한 양치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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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치아를 닦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물을 자주 마셔서 음식물 찌꺼기와 구강 내 세균 등을 1차로 제거할 수 있고 산성화된 구강도 개선할 수 있다.
치석이 쌓이지 않도록 할 때 중요한 게 금연이다. 흡연하면 니코틴, 타르 등이 치아에 잘 붙어 착색되고 치아 표면에는 치석을 잘 붙게 한다. 니코틴은 잇몸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외부 세균에 대한 잇몸의 방어력을 낮추기 때문에 치주 질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 과장은 “하지만 치석 침착의 원인을 단순하게 치아 관리의 문제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며 “치열이 규칙적이지 않거나 치아 사이가 벌어져 치태와 치석이 잘 쌓일 수도 있고, 침샘 분비관 주위 치아에도 치석이 잘 쌓인다”고 말했다. 혀 밑샘 분비관과 가깝고 치열이 대체로 규칙적이지 않은 아래 앞니의 혀 안쪽 면과, 귀밑샘 분비관과 가깝고 칫솔질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위 어금니 볼 바깥쪽 면에도 치석이 잘 쌓인다.
● 정기적으로 스케일링 받아 치석 제거해야
치석을 제거하는 방법은 스케일링이다. 과거 수기구로 치석을 제거했으나 불편하고 아플 때가 많아 현재는 초음파를 이용한 스케일러를 사용한다. 초음파 진동으로 진동에 상대적으로 약한 치석과 착색 등을 치면에서 제거한다. 치아에 직접적인 힘을 가하지 않고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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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석이 제거되면 공간이 생겨 치아가 마치 벌어진 것처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치석을 제거하지 않으면 치석은 계속 쌓이고 염증이 악화될 수 있다. 잇몸은 모세혈관이 발달돼 내구성이 약하다. 스케일링을 받을 때는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염증은 완화되고 부기도 가라앉으며 출혈도 감소한다. 다만 심장 질환이나 뇌 질환 등으로 항혈전제를 복용한다면 약제 효과로 출혈이 지속될 수 있으므로 치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 스케일링은 연간 1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